유럽 내 관광 및 이동 편의 증진이 목적
중수본 "논의 중인 단계, 제도화는 아직"

EU가 유럽 내 관광 및 이동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3월 중 백신여권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 pixabay
EU가 유럽 내 관광 및 이동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3월 중 백신여권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 pixabay

EU가 3월 중 ‘백신여권’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다만 차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구체적인 방안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라 실제 도입까지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백신여권 도입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EU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집행위원장은 SNS를 통해 백신여권의 일종인 ‘디지털 그린 패스’ 법안을 이번 달 내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디지털 그린 패스는 유럽인들의 삶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일이나 관광을 위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월25일 EU는 백신 여권 도입과 관련해 화상으로 27개국 정상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와 같은 관광 의존국은 여름 시즌 여행 시장 회복을 위해 백신 여권 도입에 적극적인 반면, 프랑스 등의 국가는 차별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모두 미래에 백신 여권에 필요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방식 등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이제 막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인증서를 소지한 사람들만이 여행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시스템 구축을 원한다”며 “이는 회원국들의 독자적인 개별 거래를 방지하고, 제3국이나 대기업 시스템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백신 여권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넘어 광범위한 바이러스 병력까지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여권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2월27일 기준 EU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0% 미만으로, 9월 중순까지 7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국내에서도 백신여권에 대해 신중하게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수본을 중심으로 백신여권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실무적인 검토가 상당 부분 진행될 필요가 있으며, 제도화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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