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후 5년만에 4월15일 청주-제주 첫 정기편 취항
강병호 대표 "MZ세대 타깃, 고유 브랜드 가치 실현"

 

에어로케이(RF)는 요즘 참 예쁜 봄꽃, 마트리카리아와 닮은 구석이 있다. 샛노란 수술을 하얀 꽃잎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에어로케이의 기체도 하얀색 바탕에 노란색 도장이 찍혔다)도 그렇고, 싱그러운 봄에 태어난 점도 그렇다. 에어로케이는 2016년 5월 설립 이후 운송 면허 반려부터 코로나19까지 각종 부침을 겪으면서도 4월15일, 5년 만에 결국 청주-제주 정기편에 취항하며 처음 날개를 폈다. 마트리카리아의 꽃말,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까지 쏙 빼닮았다. 에어로케이 강병호 대표를 만나 에어로케이가 그리는 봄날의 모습을 살펴봤다.

 

에어로케이 강병호 대표는 "에어로케이의 브랜드 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스타트업 항공사로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손고은 기자
에어로케이 강병호 대표는 "에어로케이의 브랜드 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스타트업 항공사로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손고은 기자

 

■우여곡절 끝 취항, 적극적 콜라보레이션
  
에어로케이는 우여곡절 끝에 날갯짓을 시작했다. 당초 국내선과 함께 국제선 운항 계획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산 앞에 1호기 한 대로 청주-제주 노선부터 공략했다. 2호기와 3호기도 준비된 상태지만 인도 시기를 조정 중이다. 어려운 시기에도 첫 취항에 대해 강병호 대표는 밝은 평가를 내놨다. 탑승률보다는 실제 탑승객들의 피드백이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강 대표는 “취항 초기인 만큼 신생 항공사의 항공기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예약이 발생했는데, 레그룸이 넉넉하고 기내 인테리어가 감각적이라는 후기가 많았다”며 “전반적인 서비스에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우선 현실적으로 취항 가능한 노선이 국내선뿐이라는 점은 아쉽고 걱정도 많지만,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에어로케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항공권 티켓’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항공사에서 진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꿈꾼다. 여러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구상하는 이유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다가서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에어로케이는 취항 전부터 온라인 셀렉트 숍 29CM와 랜선 여행 캠페인을 진행했는가 하면, 선우정아와 함께 기내 콘서트를 열었고,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LAKA)와 콜라보레이션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화보를 촬영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강 대표는 “에어로케이의 타깃은 전 세계 각국의 MZ세대다. MZ세대들은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와 경험에 기꺼이 소비하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여러 가지 콜라보레이션 경험이 쌓일수록 에어로케이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항공권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만의 브랜드 가치 만든다

브랜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최저가 항공권을 찾는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라이언에어나 에어아시아를 떠올리는데, 이게 바로 브랜딩이다. 에어로케이도 MZ세대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항공사로, 우리만의 고객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신뢰도는 결국 효율적인 판매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판매량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채널에서 판매가 일어나면 수수료 절감도 물론이거니와 궁극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확고한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코로나19 속 시작한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버틸 수 있는 시간과 자본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이기 때문에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강 대표는 “현재 신생 항공사에게는 매출액이나 고용 규모 등 기간산업안전기금을 신청할 수 있는 문턱이 높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버틸 수 있는 자본이 절실한 지금 지방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로케이의 목표는 확실하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중부권 관광 인프라가 더욱 개발될 수 있도록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코로나19와 싸움이 끝나고 국제선을 준비하게 된다면 보다 이미 많은 항공기가 오가는 노선보다는 새로운 도시에 취항할 의지가 크다”며 “공급을 통해 수요를 만들고, 수요를 통해 인프라 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역경에 굴하지 않고 날개를 펼친 에어로케이의 장밋빛 비행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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