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 거리가 캔버스가 되는 'HKwalls' 개최
문화·자연 벽화로 표현, 예술 도시로 발돋움

홍콩은 매년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Art Basel)과 아트센트럴(Arts Central)을 개최하며 예술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세계적인 갤러리와 길거리 벽화들이 매년 홍콩으로 모여드는 미술 애호가와 관광객을 맞이한다. 홍콩섬 남부 웡척항은 오래된 건물에 자리잡은 16개 이상의 로컬 갤러리로 주목받고 있고, 센트럴의 여러 벽화와 삼수이포의 셔터 아트도 다채로운 자태를 뽐낸다. 과감한 컬러와 표현으로 도시 경관을 변화시키는 홍콩의 스트리트 아트. 그 중심에 있는 세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홍콩에 거주하는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엘사 장 드 디에우(Elsa Jean de Dieu) / 홍콩관광청
홍콩에 거주하는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엘사 장 드 디에우(Elsa Jean de Dieu) / 홍콩관광청

홍콩의 중심부에서 느끼는 브라질의 활기 

엘사 장 드 디에우(Elsa Jean de Dieu)는 프랑스 출신으로, 2008년부터 아시아를 누비며 홍콩과 상하이에 본인의 개성을 더한 독특한 벽화를 그려왔다. 소호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 남미·일본 음식 퓨전 레스토랑 '우마 노타(Uma Nota)'에는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 있다. 일본의 벚꽃을 연상시키는 핑크색 외벽에 환희에 가득 찬 브라질 여성을 표현했다. 엘사는 "외국인이 그린 벽화가 홍콩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 있었지만 작업하는 동안, 이야기를 건네고 셀카를 찍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예술로 문화적 차이를 넘어 공감할 수 있음을 보았다"며 "내 작품들 속 웃는 얼굴들로 행복과 긍정의 힘이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호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기만 해도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며 "골목 골목 카페들과 트렌디한 예술품 가게들이 파리의 마레 지구를 연상시키는 셩완과 할리우드 로드 그리고 나의 다른 작품이 있는 사이잉푼의 아트레인을 좋아한다"며 추천했다. 

 

캐롤 무이(Carol Mui)와 레베카 린(Rebecca T Lin) / 홍콩관광청
캐롤 무이(Carol Mui)와 레베카 린(Rebecca T Lin) / 홍콩관광청

자연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다 

캐롤 무이(Carol Mui)와 레베카 린(Rebecca T Lin)은 벽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식물 묘사가 그들의 시그니처. 홍콩의 문화적 유산과 삶의 철학인 'slow down'을 예술로 풀어냈다. 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랜드마크인 '더 밀스(The Mills)'의 벽면에 자연을 불어넣은 작품은 인기 사진 스폿. 건물이 갖고 있는 역사와 유산을 강조하며, 오래돼 버려졌던 방직 공장과 활기를 찾아가는 주변 환경 사이의 역설을 담았다. 그들은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시간과 추억을 간직한 소박한 장소들이 남아있다는 것이 소중하다"며 "엄마가 자란 츄엔완에서 작업하며 엄마의 유년을 엿보는 듯한 일탈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킁과 라마섬에 살며 항상 자연과 함께 했다"며 "도심을 살짝만 벗어나도 하이킹을 위한 최적의 장소들이 나타나는데 영감을 위해 즐겨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출신 아티스트 자보타주(Szabotage) / 홍콩관광청
영국 출신 아티스트 자보타주(Szabotage) / 홍콩관광청

밝은 색감으로 오래된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다 

영국 출신의 자보타주(Szabotage)는 올드 스쿨 그래피티 미학과 익살스러움으로 유명하다. 도시 건축과 문화에서의 영감을 거리에 표현하는 '컨템퍼러리 어반 아티스트(contemporary urban artist)다. 클리어워터 베이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야생 동물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팬서'가 대표작. 자보타주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림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얻는 것을 즐기며, 내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나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다면, 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잉푼에는 홍콩의 오래된 모습과 개발들이 혼재된 가운데, 다양한 스타일의 스트리트 아트 작품들이 있고 주변의 많은 거리들 역시 컬러풀한 캔버스로 탈바꿈했다"며 "이 작품들은 거리를 벗어나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등 보수적인 예술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추천했다. 

 

한편 건물과 골목길들이 캔버스로 탈바꿈하는 'HKwalls'는 매년 3월 홍콩 아트 먼스 기간 동안 개최되며 국내외 거리 예술가들이 모여 홍콩의 다양한 벽들에 창작 세계를 펼친다. 동시에 스트리트 아트 문화를 알리기 위한 활동과 워크숍도 진행된다. 올해는 아름다운 풍경, 조용한 해변과 청정한 섬 등으로 ‘홍콩의 뒷마당’이라 불리는 사이쿵에서 오는 5월 8일부터 9일간 진행된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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