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인력난 시달리는 여행사 고려해달라"
방역전담관리사 등 세부 매뉴얼 마련 필요
홍콩-싱가포르는 7월 시행 시기 논의 예정

정부가 7월부터 트래블버블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 사진은 정부가 트래블버블을 추진 중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 여행신문CB
정부가 7월부터 트래블버블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 사진은 정부가 트래블버블을 추진 중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 여행신문CB

정부가 7월부터 트래블버블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사들의 실정을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 업계는 트래블버블이 실질적 여행 재개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트래블버블이 이제야 첫 삽을 떴기 때문이다. A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인바운드부터 여행을 재개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인바운드가 활성화돼야 여행시장이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교류회복 방안으로 방역안전 국가와 트래블버블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방역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트래블버블의 본래 취지에 맞게 실질적인 여행이 가능하게끔 숨통을 트여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의 계획안은 ▲시행 초기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단체여행만 허용 ▲운항편수와 입국규모 제한(주1~2회, 약 200여명 예상)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 등 철저한 방역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사전에 승인받은 안심 방한관광상품만 운영하도록 돼있어 코스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B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 고객 3명을 유치했는데 예정된 코스대로만 움직여야 하니 답답함을 표했다”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까지 나왔는데 까다로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여행사 및 상품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7월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코로나19로 인력과 자금난에 시달리는 여행사의 실정을 알아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안에 따르면 방역전담관리자를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하지만, 인바운드 여행사는 대부분 영세업체인 데다 그나마 있던 직원들도 모두 휴업에 돌입한 상태다. 정부에서 프리랜서 투어가이드를 방역전담관리사로 활용하는 등의 제안도 나오고 있다. 통일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자체적으로 방역 계획을 마련해 정부에 보고하는 방식인데, 반대로 정부에서 여행사들이 준수할 수 있는 통일된 매뉴얼을 만든다면 혼란을 줄이고 시행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래블버블을 시행한 국가들은 어떨까. 15일 현재 타이완-팔라우, 호주-뉴질랜드 등 앞서 시행한 국가들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고, 홍콩-싱가포르는 7월 중 개시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다. 4월1일 시작한 타이완-팔라우의 경우 정부의 계획안과 비슷한 방식인 특정 여행상품만을 이용한 여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2주 만에 현지 수요가 시들해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7월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가격에 따른 실수요, 시행 국가 및 시기, 방한 여행상품 선정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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