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 유럽 현지투어 30만원대 등장
고객 확보 차원 vs 불필요한 가격 경쟁

 

최근 홈쇼핑에는 유럽 현지투어 상품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됐다 / 온라인투어, 교원KRT, 인터파크투어 홈페이지 캡처
최근 홈쇼핑에는 유럽 현지투어 상품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됐다 / 온라인투어, 교원KRT, 인터파크투어 홈페이지 캡처

최근 홈쇼핑을 통한 저가 마케팅을 두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항공 운임을 제외한 숙소와 교통, 식사, 투어 등으로 구성된 현지투어 상품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홈쇼핑에 하나둘 등장하면서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고객 확보 및 여행 심리 자극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제 막 해외여행이 재개되는 시점인 만큼 불필요한 출혈 경쟁이라는 비난도 짙다. 

지난 6월6일 노랑풍선은 CJ온스타일에서 항공권을 제외한 유럽 현지투어 상품을 판매했다. 이탈리아 일주 7일, 동유럽+발칸 9일, 스페인 일주 9일 세 가지를 선보였는데 39만원대 가격에 방송 당일 전체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이후 홈쇼핑에는 저가의 현지투어 상품이 차례대로 또 등장했다. 지난 13일에는 교원KRT가, 19일에는 온라인투어가 터키 현지투어 상품을 9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내놨다. 이밖에 스페인, 이탈리아, 동유럽 현지투어 상품들도 39만9,000원에 판매했다. 인터파크투어도 자사의 라이브 방송 채널인 ‘인터파크tv’에서 스페인 일주 6박7일 현지투어 상품을 49만9,000원으로 1년 내내 동일 가격으로 판매했다. 

상품에 포함된 내역을 뜯어보면 실로 놀라운 가격이다. 특히 터키 상품의 경우 9만9,000원에는 짧게는 5박6일, 길게는 7박8일 동안 특급 호텔에서의 숙박과 식사, 일정, 입장료, 차량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특급 호텔 1박 숙박료만 따져 봐도 지상비 총액 9만9,000원은 믿기 어려운 가격이다. 그밖에 스페인, 이탈리아, 동유럽 등 다른 현지투어 상품들도 포함 내역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을 출시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종의 ‘이벤트’이자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를 감수하더라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현지투어를 예약한 고객은 어쨌든 예측 가능한 수요인 만큼 수익은 항공권이나 그 밖의 투어 상품 등 교차 판매를 통해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들 중에서도 패키지 상품의 항공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현지에서만 조인하는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쓴 소리를 쏟아냈다. 과도한 가격 경쟁이자 패키지여행 상품에 대한 이미지 개선의 기회를 날리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마이너스 투어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가 없다”며 “해외여행 수요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기에 공급자 입장에서 벌써 저가 상품으로 경쟁을 벌일 이유가 있었는지 아쉽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도 상당한데다 당분간 모든 여행사들이 현금 확보 차원에서라도 모객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현지투어 상품이 저가 마케팅의 각축장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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