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선정 시 트래블 버블·높은 백신 접종률 중요
여행 기간 5~6일 선호·상품가격 인상도 개의치 않아
외국인의 한국여행에 대해선 보수적·백신 접종 필수

여행신문이 창간 29주년을 맞아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해외여행의 모습을 살폈다. 여행신문은 2002년부터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여행 패턴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멈춘 해외여행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소비자의 해외여행 심리와 예약 패턴 등을 더욱 세밀하게 살펴봤다. 이번 조사는 여행신문 및 트래비 홈페이지, SNS 채널을 통해 6월9일부터 6월29일까지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해외여행 재개가 임박한 상황에서 진행돼 지난해보다 64.2% 증가한 3,229명의 전국 성인남녀가 조사에 참여했다. 해외여행 횟수로 보면, 10회 이상(28.3%)인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참여했으며 2~3회(21.5%), 4~5회(11.8%), 6~7회(11.8%) 등 고른 분포를 보였다. 여행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다수 참가해 신뢰도를 높였다. <1>

백신 접종하고 트래블 버블로 여행

백신 접종 후 해외여행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은 82.7%에 달했다. 지난해 ‘여건이 허락되면 해외여행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보다 24.6%p 증가했다. 백신이 해외여행 물꼬를 틀 확실한 해결책인 셈이다. 답변 비중을 자세히 보면 매우 있다(51.4%), 있다(31.3%), 보통이다(12%), 없다(4%), 매우 없다(1.3%) 순을 보였으며, 연령대별 대답도 이와 비슷했다. 중립 입장의 ‘보통이다’를 제외하더라도 해외여행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약 83%에 달하는 셈이다. 

해외여행을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두른다고 답한 소비자도 58%나 됐다. 특히 10회 이상 해외여행을 경험한 소비자로 한정하면 66.9%까지 상승한다. 국내 방역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시장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 가속화가 필수적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후에도 해외여행 의향이 없다고 답한 소비자는 5.3%뿐이었다. 해외여행을 꺼리는 이유(중복응답)로 코로나19 감염 우려(77.8%)를 1순위로 꼽았다. 인종차별이나 혐오 범죄 등의 위험(39.8%), 국내여행으로 충분(25.7%), 각국의 출입국 제한 조치(25.2%), 비용 부담(24%), 시간 부족(11.1%), 항공 운항 중단(6.4%)이 뒤를 이었다. 위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56.1%는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답했지만, 그 시기는 2023년 이후가 가장 많았다. 또 미미하지만 3,229명 중 41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분간 해외여행을 떠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해외여행 예상 시기로는 백신 접종 뒤 6개월 이내가 30%로 가장 높았으며, 3개월 이내(22.7%), 1년 이내(22.7%), 1년 이후(19%), 1개월 이내(5.6%)가 뒤를 이었다. <2>

목적지 선정에 있어 고려할 우선 조건(중복응답)의 경우,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53.8%)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52.7%),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적은 국가(45.5%), 평소 가고 싶었던 국가(27.1%) 순으로 높았다. 20~40대의 경우 평소 가고 싶었던 국가만 제외하고 3가지 조건의 선택 비율이 비교적 비슷했으나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들은 트래블 버블을 우선 조건으로 답한 비율이 각각 62.1%, 64%로 높게 집계됐다. <3>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기에 대해선 2022년 2분기(22%)를 예상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았다. 내년 1분기(20.2%), 내년 3분기(16.7%)가 2~3위를 차지했다. 소비자 21%는 2023년 이후에야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4>

경비 ‘29%’ 증가해도 여행 간다  

해외여행으로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지역은 유럽(32.1%)이 1위를 차지했다. 2~3위는 각각 아시아(30.6%), 미주(30.1%)가 차지했으며, 하위권은 오세아니아(4.7%), 중동(1.4%), 아프리카(1.1%)로 형성됐다. 지역별 득표수로 보면, 하와이가 355표를 받아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괌(253표), 일본(210표), 스위스(180표), 태국(174표)도 하와이와 함께 상위권에 자리했다. 연령대별 선호도를 보면, 20대부터 50대까지는 지역별 격차가 크지 않았다. 다만 60대 이상의 경우 유럽의 선호도가 아시아와 미주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 여행 기간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5~6일로 계획하겠다는 소비자가 34.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7~8일 23%, 3~4일 21.8%로 집계됐다. 반면 10일 이상 장기간 여행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8%p가량 줄어든 11.3%를 기록했으며, 9~10일(8.7%), 2일 이하(1%)가 가장 저조했다. 선호 숙소 형태(중복응답)는 4~5성 특급호텔과 1~3성 가성비 호텔이 각각 47.9%, 48.2%의 비중으로 각축전을 벌였다. 코로나19로 좀 더 안전하고, 관리가 잘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공유숙박(19.5%), 한인민박(11.2%), 호스텔(13.1%)이 10%대 득표율을 보였으며, 적지만 캠핑(2.1%)도 표를 받았다. <6>

코로나19로 인한 항공권·숙소 등의 비용 증가를 고려해 소비자들의 여행의향도 엿봤다. 1인당 전체 여행경비는 고르게 표를 받았는데, 150~199만원(20.1%), 200~249만원(19.6%), 300만원 이상(18.8%), 100~149만원(16.8%), 100만원 미만(13.4%), 250~299만원(11.3%)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는 100만원 미만이 29.6%로 가장 많았고, 100~149만원도 27.6%를 차지했다. 유럽은 일주일 여행이 일반적인 만큼 300만원 이상(30.5%)과 200~249만원(24.5%)이 전체 답변의 절반을 넘겼다. 미주는 괌·사이판 등의 영향을 받아 150~199만원(22.2%)이 많은 편이었으며, 본토 여행의 경우 300만원 이상(20.6%)도 많았다. 

특히 답변한 여행경비보다 어느 정도까지 경비 증가를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에는 10~19%(42.1%)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20~29%(30.2%), 1~9%(14.8%)가 그 뒤를 이었다. 1~29%가 거의 90%에 달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의 마지노선은 30% 미만인 것으로 보인다. <5>

인바운드 재개 땐 ‘백신 접종’ 필수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반대로 외국인의 한국여행(인바운드) 재개에 대해선 중립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인바운드 재개 호감도 물음에 ‘보통이다’라는 중립적 답변이 39.6%로 가장 높았으며, ‘거부감이 든다’와 ‘매우 거부감이 든다’를 선택한 소비자도 35.7%에 달했다. ‘매우 환영한다’와 ‘환영한다’는 24.8%에 그쳤다. 우리 국경 개방의 적정 시기로는 2022년 1분기(22.6%), 2022년 2분기(21.2%), 2023년 이후(18.6%), 2022년 3분기(16.3%) 순으로 높았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경우 충족해야 할 최소 조건(중복응답)으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75.7%)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PCR 음성확인서(56.2%)도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백신 1차 접종자(27.6%)에 대한 입국은 부정적으로 봤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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