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서 Z세대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각 산업 분야는 미래 주소비층이 될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작년 11월 발표한 Z세대 보고서(미국·프랑스·한국·일본·인도 등 10개국, 16세 이상 Z세대 1만4,500명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수입은 2030년까지 5배 증가하고 2030년대 초 밀레니얼 세대를 앞지른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도 Z세대의 여행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이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여행신문이 진행한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 설문조사(6월9일~6월29일, 총 3,229명 참여)에 참여한 Z세대 785명(10대 8명 포함)을 통해 Z세대의 해외여행을 들여다봤다. 

 

일반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우리끼리 선호

백신 접종 후 해외여행 의향이 있는 Z세대의 비율은 다른 연령층과 비슷했다. 매우 있다 56.2%, 있다 26.7%로 적극적인 의향을 보인 이들은 82.9%로 기록됐다. 나머지 답변은 보통이다 12%, 없다 3.8%, 매우 없다 1.3%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지역은 아시아(33.6%), 유럽(33.1%), 미주(26.9%) 순으로 높았으며, 개별 국가 득표수로 보면 일본이 1위, 하와이, 미국(본토), 스위스, 괌이 2~5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와 태국, 스페인, 베트남, 싱가포르도 상위 10위권에 안착했다. 

해당 여행지를 선택한 기준(중복응답)으로는 여행지에 대한 평소 이미지(47.3%), 목적지의 문화·예술 등의 매력(36.9%), 호텔·식당 등 좋은 여행 인프라(25.5%), 과거 여행 경험 및 추억(21.3%)을 꼽았다. 선호 여행 테마(중복응답)의 경우 전통 음식·레스토랑 등 먹방(51.9%), 도시 탐방(50.1%), 바다·산 등 휴양(38.9%), 쇼핑(34.9%) 순으로 높았다. 숙박 형태(중복응답)는 1~3성 가성비 호텔(50.8%), 4~5성 특급호텔(43.3%),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28.6%)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 채널 선택 시 간편 결제·가성비 고려

해외여행 예약 채널은 포털사이트·온라인 쇼핑몰(35.4%)보다 여행사와 OTA(41.8%)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답했지만, 개별 선호 업체의 경우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특히 각 채널을 선호하는 이유로 합리적인 가격, 효율적인 예약 및 결제 시스템을 답한 만큼, 간편 결제 및 가격 비교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선호 업체로는 1위 네이버를 시작으로 호텔스컴바인·호텔스닷컴·스카이스캐너 등 글로벌 OTA가 상위 10위권에 대거 포진해있으며, 하나투어와 인터파크, 모두투어가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 뒤로 마이리얼트립과 야놀자, 노랑풍선, 부킹닷컴, 트립닷컴이 자리했다.

 

경험보다 유형 재화에 관심, 유인책 필요

관심이 높은 상품 유형은 예약 채널과 상관없이 항공·호텔 정도만 포함한 자유여행 상품과 가족·친구 등 우리끼리만 가는 패키지 여행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경험한 만큼 Z세대의 해외여행은 소규모 단위로 이뤄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 패키지여행의 호감도는 낮은 편이었다.

한편, 여행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Z세대를 유인할 대책도 마련해야 할 필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ofA의 보고서는 Z세대가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구글에 크게 의존하며, 놀이문화에서도 현실보다 온라인 등의 가상 세계를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다른 세대와 달리 여행 같은 경험적 가치보다 유형 재화에 더 관심이 많은 것도 Z세대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Z세대가 본격적인 소비층으로 부상하면, 여행·항공업계가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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