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vs 중국산 백신 접종국 양분화
격리 면제 허용하지 않아 이동 어려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격리를 면제해주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백신 종류에 따라 면제 여부가 나뉘어 여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 픽사베이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격리를 면제해주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백신 종류에 따라 면제 여부가 나뉘어 여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 픽사베이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는 가운데, 백신 종류에 따라 여행이 제한되고 있다. 국가별로 특정 백신에 한해서만 면제 조치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 중인 백신은 크게 미국·유럽산과 중국·러시아산으로 나뉜다. 전자는 화이자·모더나·얀센·아스트라제네카 등이고, 후자는 시노팜·시노백·칸시노·스푸트니크V 등이다. 미국·유럽과 중국이 서로 상대측 백신을 승인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백신 종류에 따라 이동이 허용되는 ‘백신 블록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이 허가된 상태다. 

우리나라 주요 목적지들의 백신 접종 현황(Our World in Data, 8월11일 기준)을 살펴보면, ▲일본·싱가포르는 모더나, 화이자 ▲중국은 시노팜, 시노백, 칸시노 ▲미국은 얀센, 모더나, 화이자 ▲타이완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베트남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시노팜 ▲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시노백 등을 접종하고 있다. 동남아 개발도상국일수록 백신 수급에 차질을 겪으며 서구권 백신과 중국산 백신을 혼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아웃바운드 주요 시장인 중국의 경우, 현재 관광 목적의 내·외국인 출입국을 허가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향후 여행이 재개됐을 때 중국산 백신 접종을 마친 입국자에 한해서만 완화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접종 상황에 대한 여행자들의 거부감도 난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산 백신을 신뢰할 수 없어 추후 코로나19가 안정되더라도 당분간은 해당 국가를 여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여행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것과 동시에 뛰어난 효과의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여행시장은 그때쯤에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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