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 일정을 ERP로 관리…효율성 극대화
수익배분·구독료 2가지 파트너십 운영 ‘상생’

코로나19로 여행업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규모 여행사들에게도 디지털 혁신은 필수적 과제다. 오로지 ‘골프여행사’만을 위한 전용 ERP 시스템을 개발한 이룸투어가 파트너를 모집하고 포스트 코로나 골프여행시장 준비에 나섰다.

이룸투어 최경아 대표(왼쪽)와 최미영 대표
이룸투어 최경아 대표(왼쪽)와 최미영 대표

●10년의 노하우를 녹인 전용 플랫폼 

이룸투어는 2012년 설립된 골프전문여행사다. 여행업에 뛰어든 지 3년만인 2015년에는 업무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이룸투어는 고객이 여행을 문의하는 단계부터 귀국할 때까지의 전 과정을 ‘고객 경험’이라 표현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수작업을 최소화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발에서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30회 이상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여행사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꾸준히 담아냈다. 견적서 작성 단계부터 다르다. 대형패키지 여행사와 달리 DB에 저장된 골프장, 호텔, 관광지의 세부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별 맞춤형 견적서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작성된 견적서는 인터넷 링크 및 워드 파일의 형태로 공유도 자유롭다. 정산 역시 간단하다. 고객의 입금 처리 및 거래처 출금 처리도 시스템 내에서 모두 조회가 가능하다. 항공 API와 연동돼 실시간으로 스케줄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해 여행사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먼저 여권 OCR(optical character reader, 이미지 속 문자를 읽는 기능)이다. 여권 사진을 업로드하기만 하면 고객의 여권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수기로 입력하는 번거로움과 잘못 입력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최소화했다. 데이터 크롤링(데이터를 수집·저장하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골프 상품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골프여행상품의 경우 ‘밴드’ 앱을 통한 상품 소개 및 공유가 활발한데, 크롤링 기술을 통해 이룸투어 ERP 내에서 실시간 업데이트 된다. 개별 밴드 그룹에 일일이 접속할 필요 없이 일목요연하게 상품을 살펴볼 수 있다. 

마케팅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카카오톡 채널 등 홍보 마케팅 툴을 제공하며, 통계 시스템의 활용도도 돋보인다. 시스템 내에 차곡차곡 쌓이는 상품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날짜·가격·상품 등 모든 데이터를 통계로 볼 수 있는데, 국내의 경우 골프장까지 세부적으로 분석 가능하다. 추후 홈택스와 연계해 세금 정산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이룸투어는 “여행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 소규모 테마 여행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별 단위로는 어렵다”라며 “재택·원격근무 확대 추세로 각 업종별 운영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 어디서나, 직원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파트너십으로 포스트 코로나 준비

이룸투어는 골프여행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파트너십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파트너는 영업에 집중하고, 이룸투어는 정산·회계·세무 등의 지원 업무를 총괄하며 예약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파트너십은 이룸투어 브랜드 사용 여부에 따라 둘로 나뉜다. 먼저 이룸투어 브랜드를 사용하는 신규 창업자의 경우, 시스템 사용을 포함한 일체의 비용을 초기에 부담할 필요 없이 향후 수익을 배분하면 된다. 무자본 창업이 가능하며, 시스템을 이용한 고정비용 최소화로 운영비 또한 줄였다. 기존 여행사 운영 파트너라면 설치비 및 구독료 납부를 통해 이룸투어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파트너십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최경아 대표는 “여행업에 대해 잘 모르는 지인이 첫 번째 파트너였는데, 이름투어의 시스템과 마케팅툴을 이용해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1년 만에 기존 직원들보다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라며 “이를 통해 파트너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여행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지난 7월 1차 선발을 거쳐 현재 7명의 신규 창업 파트너가 활동 중이다.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사업설명회 개최는 어려워졌지만, 파트너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추가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이룸투어는 2차 파트너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여행사 출신이거나 여행사 운영자여야 하며, 일대일 심층 면접을 거쳐 최대 10명 정도를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Interview  이룸투어 최경아·최미영 대표
“국내 수익구조 다변화 … 1위 골프 투어 전문 기업이 목표”

-공동대표 두 분이 죽마고우라고. 

중학교 때부터 함께한 친구다. 골프리조트 분양 사업(최미영 대표)과 국내 유수 리조트 마케팅(최경아 대표)이라는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둘 다 골프를 좋아하다보니 2011년에는 함께 해외골프여행을 가게 됐다. 당시 여행사를 이용했는데 고객 입장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조금만 보완한다면 다른 골프여행자들도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행기 안에서 “한 번 해보자”라는 결단을 내렸다. 마침 새로운 사업에 대해 둘 다 고민하던 때였다. 이후 2012년 3월에 본격적으로 이룸투어라는 타이틀로 여행업을 시작하게 됐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나고 경기가 회복되던 시점이라 여행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었다. 


-골프여행사 전문 ERP 개발 계기는. 

둘 다 여행업은 처음이다 보니 창업 후 3년간은 업무를 배우는 데 집중했다. 여행업은 세심하게 챙겨야 할 업무가 어떤 업종보다 많은 분야다보니 업무 전 과정을 시스템화 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됐다. 2015년 업무에 필요한 A부터 Z까지 세세하게 담은 골프여행사 전문 ERP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경아 대표는 벤처기업에 근무한 이력과 모바일 게임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IT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여행사용 ERP 시스템은 이미 개발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지만, 골프여행전용 ERP 플랫폼은 이룸투어가 처음이다. 10년 운영 노하우가 녹아 있는 ERP를 활용해 많은 여행사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넘기길 바란다.


-코로나 이후 근황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외골프여행을 전문으로 운영했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해서 영업에 나섰고, 보다 많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골프장 직거래를 늘렸다. 처음에는 제로였던 직거래 골프장이 현재 1박2일 이상의 여행이 가능한 전체 골프장 중 약 20%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는 대부분 직거래 골프장이며, 향후 직거래 비중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해외골프여행에 비해 수익은 낮지만 해외 여행객을 대하듯이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쏟다보니 국내 골프여행 고객이 예약 기준 전년대비 올해 12배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감사하게도 2년 연속 관광기업 혁신바우처 수혜기업에 선정됐다. 덕분에 여권 OCR, 데이터 크롤링 등의 기술을 시스템에 접목할 수 있었다. 여행사의 모든 업무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ERP 시스템에서 항공 스케줄 조회만 가능한데, 요금 조회 및 예약까지 모두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고객 전용 앱도 출시할 계획이다. 고객, 공급자, 판매자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파트너십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도 중요하겠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더 많이 송객할수록 여행사의 수익은 더 가파르게 증가한다. 홀로 여행사를 운영할 때보다 이룸투어 파트너일 때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이어가겠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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