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들의 이상향이 이어도 오복동이였다면 뭍사람들이 가슴에 품고 있던 이상의 땅은 청
학동이 아니었을까. 태평성대에만 나타난다는 푸른학이 사는 동네. 그 때문인지 우리의 고서
적 곳곳에는 청학동에 관한 기록들이 남아있다.

상업성에 물든 ‘마음의 쉼터’
오늘날처럼 정확한 주소가 나와있는 것도 아니니 해석에 따라 청학동이라 불리는 곳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지리산의 불일폭포부근, 세석평전, 청학이골, 선비섬아래의 상덕평 마을 등이
모두 청학동으로 추측되어 오던 곳이다. 그 중에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곳이 섬
진강지류의 청암면 묵계리의 학동마을이다.
입 소문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오던 사람과 공부나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전부였던 마을에
88년 ‘요구르트 할아버지 광고’를 시작으로 그야말로 봇물터지듯 관광객들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옛시대의 잘 보존된 건축물과 농경시대 조상들의 맛을 풍미하려고 생각한다면 큰 오
산이다. 우선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 눈에 띄는 ‘민박’간판과 정비되지 않아
허름한 채 쓰러져가고 있는 민가들. 여기에 관광객들을 상대로 고로쇠약수와 대나무술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까지 즐비해 고풍스러움을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심한 배신감마저 느끼게
한다.
청학동을 아끼는 사람들은 건물과 같은 외향적인 면을 무시할 순 없지만 먼저 그 마을의 정
신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청학동 입구에 서있는 장승배기 옆에는 청학동의 역사
에 대한 짤막한 문구가 새겨져있다.
청학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민속마을이기 보다는 종교적인 마을에 더 가깝다. 유불선(儒佛仙)
을 합한 경정유도교가 1953년 처음 들어오면서 지금까지 쭉 그 교리를 신봉하는 주민들의
거주지역인 셈이다. 장발에 한자교육을 받고 고유옷을 입는 것도 그들 교리 중에 하나다.
그렇다고 광신도적인 종교집단처럼 마을을 떠날 수 없거나 꼭 한복을 입거나 해야 하는 것
은 아니다. 배우자를 따라 혹은 오랜동안 마을을 떠났다 돌아온 사람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의 습성으로 청학동의 교리와 맞물려 살아간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아닌 다음에야 몰리는 사람들에 상업화되지 않은 곳은 없다. 일반인들의
관심을 주목시켰던 ‘서당’역시 그 기세를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인성예절교육을
가르치는 서당은 2주, 한 달 길게는 일년씩 한문과 예절을 가르친다.
서당에 접수하는 인원은 마을을 통틀어 한해 2000여명. 개인적으로 운영하다보니 수입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이로인해 간혹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도 생긴다고.
이런 일이 반복되자 마을사람들은 ‘청학동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했다. ‘청학
서당’이라는 이름으로 사단법인 서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청학서당의 이사를 맡고있
는 송재영씨는 “젊은 사람들 17명이 중심이 돼 마을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결성했다”며
“외부인에게 청학동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청학동에서 운전일을 한다는 30대 초로의 청년은 단발에 청바지를 입고 트럭을 몬다. 그는
“청학동도 사람사는 곳이다. 아궁이에 불때고 한자공부하는 모습만 기대하고 오지는 않았
으면 좋겠다”며 “자기를 외부인으로 아는 사람들을 볼 때면 조금 민망하다”고 웃는다.
푸른 학의 동네 청학동. 가계와 시간을 꾸릴 수 있다면 청학동에서 정신세계의 이상향을 발
견할 수 있지 않을까.
청학동=박은경 기자 eunkyung@traveltimes.co.kr


여행자클럽의‘편안한 여행’

계절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주)여행자클럽이 ‘편안한 여행’을 선언하
고 나섰다. 직원들의 친절교육은 물론 버스 10대를 새로 증차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지난 18일 첫 승객들을 태우고 목적지로 향한 이번 신차들은 파크웨이라고 하는 60cm긴 차
종으로 좌석공간이 조금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여행자클럽은 이번 증차로 모두 13대의 차
량을 운영하게 된다. 주말엔 테마여행을 주로 기획하고 있으며 평일에는 외국인들 투어와
기업체 출퇴근용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정기회원만 1,500명을 보유하고 있는 여행자클럽의 최욱재사장은 “버스의 질도 높였지만
운전사들의 서비스향상을 위해 지난 11일 생산성 본부에서 친절교육을 일괄적으로 시켰다”
며 “반응이 무척 좋은 만큼 정기적인 친절교육을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친절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운전기사들 역시 사람인 만큼 환경이 불편하면 짜증
이 나는 것이 인지상정. 유니폼과 넥타이 등 사소한 부분들까지 세련되면서도 편안함에 중
점을 두어 마련했다. 이 밖에 ‘친절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안내문구도
차 유리창에 넣을 생각이다.
4월의 여행자클럽에서는 진해와 쌍계사의 벚꽃여행, 영덕 복사꽃여행, 영취산 진달래여행 등
꽃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특색있는 상품을 만들어 전문화시키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말하는 최사장은 앞으로도 맛기
행, 오지탐험, 사진 등의 테마여행을 기획중이다.
여행자클럽 : 2277-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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