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비치로드 Ⓒ여행신문 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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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세기는 대부분 취소됐지만 해외여행 수요는 있다. 비록 소수라도 출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사이판은 추석 연휴 항공편의 70%가 예약됐다고 한다. 현재 사이판 노선이 약 180석 규모로 주 3회 운항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계산해본다면, 300명 이상은 가는 셈이다. 

수백 명 단위로 출발하는 건 일 년 반 만이다. 다만 여행지별 간극은 아쉽다. 현재 유럽·미주 등 당장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있는 반면 여전히 국경을 봉쇄 중인 곳들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 당분간 이런 패턴이 지속되며 점차 정상화되겠다.  

역시나 아시아가 복병이다. 한국인 주요 목적지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 이후 줄곧 입국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 자가격리 면제 여부도 변수다. 정부가 지정한 변이바이러스 유행국가의 경우, 국내 예방접종완료자라도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를 받지 못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두바이도 마찬가지다. 9월 기준 일본, 베트남을 포함해 총 36개국이 지정돼 있다.  

최대 시장인 일본과 중국은 여행 재개까지 한참 걸릴 것 같다. 중국은 입국 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한령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하며 한한령 해제에 기대감이 모이기도 했지만, 정작 15일 회담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왕이 부장이 언급을 피하면서다. 향후 자유로운 입국이 가능해질 때 양국 교류가 보다 빨리 정상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텐데 아쉽다. 

트래블 버블이 진짜 여행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전에도 유럽 등 가능한 국가는 꽤 있었지만, 여행자들이 갈 엄두를 못 냈다. 지금은 갈 수 있는 나라를 실제로 가고 있다는 변화가 생겼다. 

호주-뉴질랜드, 타이완-팔라우,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트래블 버블 사례와 비교했을 때 나름 선방했다. 시행 이후 두 달 동안 조용하지만 꾸준히 효과를 내고 있다. 

관광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바우처 제공 및 치료비 전액 지원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안전은 물론 비용 혜택까지 잡았다. 여행 재개를 위해서는 관광청의 역할이 중요하겠다. 꼭 트래블 버블이 아니더라도 사이판 TRIP 프로그램처럼 한국인을 위한 특별 혜택을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 

여행 재개 초기 전략이 중요하겠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행사 상품만 허용했던 타이완-팔라우 트래블 버블은 다소 높은 상품가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베트남 푸꾸옥도 10월부터 여행사를 통한 외국인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개방을 시도하는 국가들이 패키지 상품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여행사를 통해 위험을 통제할 수 있고, 보다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10월 말에 국민의 70%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한다. 입국 시 격리 면제가 가능한 실질적인 여행 가능 인구가 많아지는 셈이다.

제주나 부산 등 우리나라도 주요 지방 도시 차원에서 외국인 마케팅을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 현재 입국 가능 국가를 위주로 인바운드 유치를 위해 미리 준비하는 거다. 

백신 개발 후 체감상 여행이 재개되기까지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내년 설 연휴에는 더 활발하겠다. 올해 취소된 전세기들도 설에는 진짜 출발할 수 있겠다. 내년 설 연휴는 5일로 기간도 넉넉하다. 

하나투어도 10월부터 정상 출근하고, 위드 코로나 얘기도 나오고 있다. 추석 이후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은 속도를 낼 것 같다. 

여전히 PCR 검사라는 난관이 있다.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영국은 출입국 시 PCR 검사를 곧 없앤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진정한 위드 코로나를 향한 움직임은 조금씩 일고 있다. 

 

진행 및 정리=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 김선주, 손고은, 이성균, 이은지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지=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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