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단풍 들겄네’ 강진에서 즐긴 남도의 정취
‘오메 단풍 들겄네’ 강진에서 즐긴 남도의 정취
  • 이성균 기자
  • 승인 2021.10.18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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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과 함께 시 한 구절이 찾아왔다. 강진 출생의 시인 영랑의 '오메, 단풍 들겄네', 이 한 줄로 가을의 감수성을 표현했다.
이번에는 영랑 시인의 생가, 월출산을 비롯해 힐링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진을 소개한다. 

월출산 / 강진군

거리와 비례하는 해방감

전라남도에 위치한 강진군은 서울에서 이동하면 약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참 먼 곳이다. 그렇지만 거리가 먼 만큼 일상으로부터의 해방감도 더 크다. 강진 여행은 영암과 강진 모두에 걸쳐 있는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부터다. 흔히 영암 월출산으로 부르지만, 월출산 북쪽은 영암군, 남쪽은 강진군이다. 강진에서 시작하는 월출산 여행은 '경포대탐방로'에서 시작한다. 경포대(10월15일 기준, 코로나19로 출입 금지)는 월출산 아래 계곡 이름이며, 천황봉과 구정봉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2km에 걸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이다. 경포대를 지나 탐방로를 따라 월출산의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 월출산 아래 자리 잡은 무위사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 1,000년이 훌쩍 넘은 고찰로 웅장하면서도 단아한 매력을 지녔다. 일주문을 오르면 절은 부채처럼 퍼지며 장엄한 자태를 드러낸다. 극락보전에는 국보 제13호 극락전과 보물 제507호로 지정된 선각대사 편광탑비가 있다. 삼존 불상 뒤로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313호), 아미타여래삼존좌성(보물 1314호), 벽사면벽화(보물 1315호) 등 불화가 있다. 

무위사에 이어 백운동원림으로 향한다. 원림까지 이어지는 길은 1.5km인데, 초록 녹차밭이 펼쳐진다. 백운동원림은 조선중기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알려주는 전통 정원으로,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 원림과 호남의 3대 원림이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지형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렸다. 또 왕대나무 1만 그루 이상이 병정처럼 서 있는 숲길을 헤치고 가면 비밀 정원 '백운동 별서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편안한 풍경이 마음의 평화를 선사한다. 이번 가을 평야와 산, 바다를 모두 품은 강진으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

백운동 원림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녹차밭 / 강진군

일상에 스며든 여행

강진 북쪽 끝 백운동 원림에서 생활권인 강진읍으로 내려와 여행을 이어간다. 강진군청 바로 뒤 영랑 시인의 생가가 관광객을 반긴다. 영랑 생가 안에는 김윤식 선생의 초상화가 있고, 시인이 보고 시상을 떠올렸을 모란나무가 소박하게 몸을 맞대고 있다. 지금의 생가는 1985년 강진군에서 사들여 안채와 사랑채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관리하고 있다. 생가 뒤 계단을 오르면, 각국 모란이 모여 있는 모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자그마한 인공 폭포와 산책길이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모란공원은 지역민만 아는 숨겨진 명소로 생가와 함께 가볼 만하다. 추가적으로 군청과 영랑 생가 사이에 관광안내센터가 있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랑 생가 은행나무 / 강진군

영랑 생가에서 300m 거리에는 사의재가 있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됐을 때 4년 동안 머물던 주막이다. 유배된 탓에 받아주는 곳이 없었는데, 주막 모녀의 배려로 임시로 머물렀던 이곳을 다산은 '사의재'라 이름 붙였다. 사의재는 마땅히 4가지를 지켜야 하는 방이라는 뜻으로,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의미한다. 2007년 강진군에서 강진읍 동성리 옛터에 사의재를 복원해, 현재는 객실 9곳을 갖춘 한옥체험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사의재 내 동문주막에서는 다산이 즐겨 먹은 아욱국과 바지락 전으로 구성된 다산정식(2인 기준 2만4,000원)을 판매한다. 

이제 여행은 막바지로 향한다. 백련사, 다산초당, 다산유물전시장을 한 번에 만나러 간다. 다산초당에서는 문화해설사가 옥색의 한복을 입고, 다산이 즐겼던 차를 이야기하며 녹차 한 잔을 전해준다. 차 체험은 10월 말까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가능하며, 1,000원의 체험비를 내면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다산초당 / 강진군

한편, 강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가우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통약자를 위한 모노레일을 개통하며 여행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추석 연휴에만 3,200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가우도는 강진에 속한 8개의 섬 중 유일한 유인도이며, 육지에서 이어진 3개의 다리와 짚트랙, 해양 스포츠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섬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면서, 섬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남도의 진한 맛과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가우도 모노레일 / 강진군

자료제공=강진군, 정리=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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