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속없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해외여행 패키지 여행사의 최강자는 누구일까? 많은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누구나 롯데와 코
오롱, 한진관광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내국인을 송출하는 실적에서야 단연
하나나 모두 같은 홀세일러와 자유와 같은 중저가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업체들이 랭킹 3위
안에 들고 있지만 많이 보낸다고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들 세 업체는 IMF 국가경제위기 이후, 현재 오히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롯데 측은 “광고는 IMF이전의 10분의 1수준이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5배 향상됐다”며
“당시 최고 송출 실적이 5만명을 웃돌았으나 지난해 흑자에 이어 올해에는 5만5,000명의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가 기대하는 올 7∼8월 기대치는
1,500∼1,700명. 이와 함께 매달 목표치를 채우는 것은 물론이다.
코오롱도 “지금이 IMF전보다 훨씬 수익이 좋다”고 말한다. 코오롱이 IMF이전 쏟아부은
광고액은 연간 20억, 주 4회. 지금은 주 2회를 내고 있을 뿐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난히 흑자를 달성해가고 있다. 한진은 아예 몇 명을 보냈느냐 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
는다. 광고도 주1회 20단에 한정할 뿐이다. 1∼3월 조금 고전했지만 4월 총선이후 제궤도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비교지만 한국일반여행업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업체별 실적에 관한 통계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 3월까지 누계된 ‘내국인 송출 실적’을 보면 롯데는 인원수 면에서 8,694
명을 보내며 4위에 올랐다. 하지만 매출은 약 72억원으로 3위의 국일보다 높다. 코오롱도 인
원수는 3,970명으로 10위지만 금액은 약 39억원으로 8위이다. 한진의 격차는 이보다 크다.
인원수는 3,187명으로 14위인데 반해 매출은 56억여원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 규모는 각 사의 직원수와 대비해봐도 1,2위 업체가 남부럽지 않다. 롯데와 한진
의 아웃바운드 직원은 70여명. 코오롱은 50여명이다. 전문 TC나 국내부 등을 제외하면 더욱
숫자는 내려간다. 한진 측은 최근 송출객 1인당 매출 규모가 105만원정도라고 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잘되느냐”는 질문에 “그저 그렇다”는 대답이 일반적인 아웃바운드
업계에서 이들 세 업체가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고가 상품들이 선호된다는 것과 재고객 창출이 높다는 점 외에도 롯데는 “저가는
저가대로 고가는 고가대로 시장을 분리해 공략했던 점”을, 코오롱과 한진은 “오히려 고가
정책이 실 수익을 내는 데는 효과적이었다”고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 세 업체의 브랜드
가 갖는 힘은 상상 이상이다. 오히려 수많은 업체들의 광고전이 치열했던 IMF이전보다도
훨씬 안정된 힘을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능률협회에서는 업종별 브랜드 가치 평가 중 최초로 여행사 영역도 조사를 했
는데 롯데관광개발이 1위를 차지했다.
이들 세 업체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난 1988년보다도 먼저 인바운드와 함께 아웃바운드
영업을 펼쳐왔다. 그리고 한창 아웃바운드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97년까지 막대한 금액을 광
고비로 투자하며 브랜드를 알려왔다. 이들보다도 오히려 많은 광고비를 투자했던 업체들 대
부분이 IMF 국가경제위기 시 문을 닫았던 것에 반해 이들 업체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아
픔을 겪긴 했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신뢰와 믿음’이 이들의 전통과 역사와 함께 가장 기본이 되는 저력이라는 평가에
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전문영역의 하나로 손꼽히는 ‘학생 배낭여행’도 직접 돈을
지불하는 부모들의 손에 이끌려 ‘안정된 이미지를 지닌’ 이들을 찾고 있다.
최근 인터넷 전문 여행사인 T사의 K팀장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온라인 여행업이 본격
화될 때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삼성같은 대기업도, 야후와 같은 거대 인터넷 검색업체도 아닌,
여행업의 가장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노하우를 쌓고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롯데, 코오롱,
한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여행업의 형태가 오프(Off)에서 온(On)으로 옮겨갈 지라도 기술과 기획력만 조금 뒷받
침해준다면 막강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거품이 거
둬지고 이제 기본 매출력이 안정돼야 온라인에 대한 투자 유치와 이를 통한 수익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