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코로나 시대 여행에는 제약이 따른다. 외국인 입국은 허용하지만 여전히 격리를 요구하는 국가들을 ‘사실상’ 여행이 어렵다 말하는 이유다. 지난 7월 우리나라와 첫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사이판은 5일간의 의무격리가 있음에도 일찍이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되며 열기가 후끈했다. 격리가 해제되는 12월을 앞두고 막바지 사이판 격리 여행을 다녀왔다. 

입국부터 모든 일정이 매끄러웠다. 현지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대를 지나자마자 공항에서 PCR 검사를 받았다. 검사 비용을 지원해 준 데 더해 별도의 시설을 찾아가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어준 셈이다. 경찰차 호위를 받으며 숙소로 이동하는 색다른 경험 끝에 1일 객실 격리를 진행했다. 눈앞에 펼쳐진 오션뷰에 시선을 빼앗기다 정성 가득한 한식 도시락 배달에 감동이 이어졌다.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호텔에서 격리하는 5일간 북마리아나 정부의 숙박·식사 비용 지원을 받고 말 그대로 ‘황제 격리’를 누렸다. 이틀 남짓 자유 일정에는 TRIP 여행지원금으로 현지투어, 식사, 쇼핑을 즐겼다. ‘다시는 없을 파격적인 혜택’이라는 가이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관광청의 전폭적인 지원과 현지인들의 환대에 여행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사이판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에도 한국인을 위한 혜택을 마련해준 사이판에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주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행지원금을 다 쓰고도 평소보다 넉넉히 쇼핑을 하고 배를 채웠다. 함께한 지인은 귀국 항공편에서 다음 해외여행도 가장 먼저 사이판을 찾고 싶다고 넌지시 말하기도 했다. ‘행복’이라는 여행의 가치를 새삼 체감하는 2년만의 해외여행이었다.

이미지는 가격 등의 외부 변수로 좌우되지 않는다. 한 때 여행업계에서 활발했던 스타 마케팅과 호텔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수능 마케팅 역시 즉각적인 매출 상승보다는 고객의 호감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호감은 소비로 이어진다. 덤핑이 만연했던 과거는 잊고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힘써야 한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여행객을 위한 사이판의 통 큰 혜택이 더욱 든든한 자산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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