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비치(The Beach)’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찾아나섰던 유토피아, 코 피피
(Koh PhiPhi)로 가는 랏사다 부두. 일상에의 탈출과 새로운 세계를 향한 기대, 속박에서벗
어난 자유를 향한 출발은 이미 이곳에서 시작됐다.

완벽한 자유 달콤한 휴식! 피피
이른 아침인데도 태양이 뜨겁다. 썬글라스 너머 맨 눈으로는 도저히 바깥을 넘겨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통통통…’ 배가 들어왔다 나가고, 다시 배가 들어오기는 수차례. 뜨거운 열
기 아래 지쳐있지만 알 수 없는 기대감에 가득찬 수선스러움이 가득하다.
그림같은 섬 풍경과 맑은 바다, 더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 때문에 일찍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는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피피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 비치’ 때문에 완전 상승 무드
다. 푸켓에서 주로 팡아만이나 산호섬을 찾았던 한국인들도 이제는 당일로는 조금 무리인
듯 싶어도 피피섬을 찾는다.
바다에 반사된 햇빛이 더욱 눈에 부셔 따가운데도 아랑곳 없이 사람들은 삼삼오오 갑판으로
나온다. 비키니 수영복 하나 걸치고 맘껏 햇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서구의 미녀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뺨을 스치는 바닷바람이 기분좋은 양 우리네들도 맘껏 웃고 떠들고
있다.
한 2시간30분 남짓 갔을까. 신기루처럼 길쭉길쭉하게 늘어선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기
가 피피섬이다” 모두의 마음속은 이미 레오가 꿈꿨던 유토피아에 도달해 있다.

피피섬은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큰 섬 피피 돈(Don)과 제비들
의 낙원인 작은 섬 피피 레(Le). 배는 일단 피피 레에서 먼저 멈춘다. 16세기 바이킹이 이곳
에 거주하면서 안다만 해로 지나 다니는 상업용 배들을 공격했다고 알려진 바이킹 동굴을
탐험하기 위해서다. 그 증거로 조약하지만 동굴안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현재는
제비집 체취로 더욱 유명하다. 70∼80m 높은 곳은 위치한 제비집을 따기 위해 대나무 하나
에 몸을 의지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신기함을 넘어서 삶의 숭고함이 느껴진다.
배는 주 목적지인 피피 돈으로 향한다. 피피섬 하면 대표적으로 그려지는 좁다란 육지를 사
이에 두고 양쪽으로 바다가 있는 그림에서 왼쪽 해변인 통 사이(Ton Sai) 비치다. 해변을
오목하게 둘러싸고 있는 절벽들은 어슴푸른 빛으로 신비함을 주고 바다는 하얀 면을 적시면
금방 옥색으로 물들만큼 맑고 푸르다.
통 사이 비치는 피피섬에서 가장 번화가다. 이 섬에서 가장 크고 고급 리조트로 손꼽히는
카바나 비치를 비롯한 크고 작은 리조트들이 있고 인터넷 카페와 다이빙 센터 등이 늘어서
있다. 해변 오른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흥겨움이 넘실거리는 시장이 나온다. 각종 레스토랑
과 바, 식료품점과 기념품점 들이 늘어서 있어 하루 종일 복작거린다.
통 사이 비치 반대편은 로달롬비치다. 로달롬비치는 서양인들에게 더욱 인기가 있다. 물에
들어가 100m를 가도 물 깊이가 가슴정도밖에 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해수욕과 일광욕의 낙
원이다. 부끄럼많은 우리 여인들과는 달리 태양과의 밀어에 솔직한 서양 여인네들은 너도
나도 감춰졌던 젖가슴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어색함과 부러움이 섞인 묘한 감정을 뒤로 감추기 위해 못 알아들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천국’을 연발하는 한국 남자들의 탄성에 ‘하하’ 웃는다. 태양과 한몸되기에 거침없는
그들.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꿈꾸는 유토피아는 이런 곳인가? 본능에 솔직한 그 모습들을
보고만 있어도 가슴 한켠 묵직하게 짓누르던 답답함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피피 섬에는 많은 해변들이 있다. 통사이나 롱에서는 토플리스 차림이 일반적이지만 모두
벗어버리는 누드 비치도 있다. ‘더 비치’의 배경은 작은 피피섬의 마야(Maya) 비치다. 푸
르스름한 절벽으로 둘러쌓여 아름다운 이곳은 일찍부터 스노클링과 다이빙 포인트로 더욱
유명하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피피는 화려하면서도 아늑한 곳으로 변신을 한다. 시장 한켠에는 왁자지
껄 웃음 소리들이 높고 노천 카페에서는 흥겨운 음악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든
다. 아슬아슬한 패션으로 까맣게 태운 피부를 거침없이 드러낸 여인들이 음악 아래 젖고 불
빛아래 한적한 로달롬비치에서는 연인들이 밀어를 속삭인다.
무엇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밤 바다를 헤엄쳐도 좋겠다.
취재협조 = 푸켓신라 02-756-0004
피피=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한국인 경영 ‘히포다이빙’
각종 해양 스포츠와 섬 일주, 낚시 등 바다와 어우러지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섬
피피. 하지만 무엇보다도 바닷속을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피피를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다이빙은 피피의 대부로 통하는 하문수 사장이 운영하는 ‘히포 다이빙’이 있어
더욱 즐겁다.
일반적으로 어느 곳이든 다양한 산호군과 어류군이 포진해 있어 체험 다이빙만으로도 흥미
롭지만 피피가 자랑하는 다이빙 포인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킹 크루즈 배 난파선이 가라앉
은 삼각지대다. 왠만한 다이빙 경험으로는 엄두를 내기는 힘들지만 영화 타이타닉의 흥행과
함께 더욱 알려졌다. 77년 5월에 난파된 이 배는 3,000톤 급으로 차량 40대를 실을 수 있는
규모. 창과 문을 넘나들며 지금은 물속에 잠겨버린 문명의 흔적과 다채로운 어군을 볼 수
있다.
또 하나 히포의 하 사장이 발견해 낸 동굴 다이빙은 다이빙 체험 중에서도 특별한 경험으로
손꼽힌다. 21m정도 내려간 깊이에서 동굴 32m를 후레쉬를 비치며 올라간다. 고수 동굴로
동굴 모양새도 아름답지만 끝에 에어 포켓이 있어 장비를 벗을 수도 있다. 왠만한 경험이
있지 않고서는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 사장은 한국 사람들을 포함 총 50여명만이 동굴 다이
빙 경험을 해봤다고 했다.
하 사장이 다이빙 숍을 연 것은 약 4년전. 지금은 최신 장비 54세트와 2대의 스피드 보트
등을 갖춘 피피내 최대의 다이빙 숍이 됐다.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들도 유럽인 13명, 태국인
1명, 한국인 2명. 하 사장 자신은 빵만 던져주면 며칠이라도 물에 살 수 있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물귀신’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직접 교육도 담당한다. 카바나 리조트 옆에
숍이 위치하고 있으며 노란 간판은 멀리서도 잘 보인다. 6675-612-132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