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첫 여행업 등록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코스닥 위원회는 지난 14일 코스닥 등록예비심사를 갖고 하나투어의 코스닥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는 여행업계 최초로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여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예비심사 통과와 관련 “하나투어가 여행업계 최초로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이는 한국 여행시장의 선진화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둔다”며 “최초의 코스닥 등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진경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한 하나투어는 오는 8월 1일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신고서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주식청약과 증자 등기 등을 마무리 짓고 9월14일부터 매매를 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최초의 코스닥 상장이 눈 앞에 다가오면서 여행업계 곳곳이 술렁이고 있다. 하나투어의 코스닥 예비심사 통과 소식을 들은 업계의 반응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평가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업계 최초 코스닥 등록’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하는 엄청난 홍보 효과와 회사 이미지 상승을 고려할 때 코스닥 등록은 많은 여행사들이 선점을 희망했던 기회의 땅. 하지만 이에 앞서 여행업계의 영세함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는 입을 모은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해 온 한 인터넷 여행사 관계자도 “여행업계도 탄탄한 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여행사가 단순히 업체가 아닌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벤처지정 등을 위해 투자회사의 자본을 유치했거나 유치하려 한 경험을 지닌 여행업체는 대부분 기존에 만들어진 여행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가장 큰 애로 사항임을 절감해야 했다. 주식 상장이라도 하려하면 주가 부양의무와 신용관리 등을 신경 써야 하는 주관 증권사가 여행업은 처음부터 회피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나투어 권희석 상무는 “코스닥 예비심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금융기관이나 제 3자에 비친 여행업계의 열악하고 비도덕적인 이미지를 제거하는 작업이었다”며 “특히 조금만 경기가 안좋아도 회사가 흔들리는 등 열악한 경영 상태와 IMF 시기 대형 여행사의 연이은 도산은 여행업이 기업다운 대우를 받기 힘든 풍토를 만들었다”고 코스닥 등록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물론 우려도 만만치 않다. T여행사 관계자는 “액면가의 10배를 공모한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모험이 아니냐”며 “공모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지 두고 봐야할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B여행사 관계자도 “업계 전체로 봐서는 일단 환영할 일이지만 지난 해 아시아나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행업의 주식상장은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염려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이에 대해 주간 증권사인 대신증권이 하나투어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탄탄한 흑자경영을 유지하는 등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매우 여유로운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하나투어의 자산가치를 주당 1,055원, 수익가치 7001원, 본질가치 4,622원 등으로 평가해 놓은 상태. 하나투어는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액면가 500원인 주식은 5,000원에 공모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와함께 당초 오는 22일 금감위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던 하나투어는 다소 여유를 갖고 8월1일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코스닥 등록의 과정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15일 이내에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규정에 맞춰 하나투어는 오는 8월17일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22일 주식청약을 거쳐 9월 14일부터 매매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 경우 공모되는 주식은 총 90만 주로 이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게 55%는 기관투자가에게 할당되며 일반 투자가에게는 25%정도가 공모되게 된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10배인 5,000원에 공모계획중인 하나투어의 공모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하나투어는 기존에 발행된 360만 주 외에 45억 원의 자본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번 예비심사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내 분위기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투어 직원들의 경우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하나투어의 한 팀장은 “코스닥 등록이 여행업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를 한 것 못지 않게 직원들에게도 고생한 댓가를 받을 수 있게됐다는 기대를 제공하게 됐다”면서 “직원들 스스로도 여행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됐다”고 반가움을 드러냈다.
하나투어의 코스닥 등록과 함께 국내 여행업계에도 대형 홀세일러 업체의 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경우 대형 도매업과 소매업이 확연히 구분돼 운영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어 향후 한국 여행업계의 질서 개편도 이같은 방향을 따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여행업계의 현황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한국과 가장 유사한 여행업 형태를 보이는 일본의 경우 일본교통공사(JTB)를 중심으로 킨덴츠, 토부, 메이테체 등의 대형여행사들이 전체 일본 여행업계를 이끌어 가는 확실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1850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등장과 함께 여행업이 시작된 미국의 경우도 1993년 기준으로 1,500여 개의 대리점을 갖추고 있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72억 달러의 한 해 매출을 올리며 2,000여 개의 여행도매업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상용여행과 인센티브 등 전문화가 착실히 이뤄지고 있는 영국의 경우도 800개의 대리점을 지니고 있는 룬 폴리와 720개 대리점을 보유한 에어 투어스 등 멀티플이라 불리는 대형 6개사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독일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도, 소매업이 구분이 확연해 TUI, NUR, LTU 등의 대형 도매업체가 전체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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