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말레이 반도는 숨막혔다. 온통 초록의 공간, 저 수많은 야자수 아래에
는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까 궁금해 졌다. 말레이시아는 햇빛을 머금은 듯한 바다를 베
개 삼아 푸른 야자수를 덮고서 꿈을 꾸고 있었다. ‘전통과 현대’, 혹은 ‘인종과 문화’
라는 꿈. 깨어나 보니 그 둘은 이질적이면서도 뒤섞여 있어 하나인 듯도 했고 둘인 듯도 했
다.

전통과현대의 공존 말레이시아
부킷 빈탕(Bukit Bintang)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전세계 특급 호텔들, 각종 명품 브랜드숍,
유명 은행 등이 가득하다.
그 속에 큰손을 벌려 행인들의 땀을 식혀줄 듯한 야자수가 즐비하다. 이 거리에선 누구라도
한번쯤 ‘귀여운 여인’이 되어 쇼핑백을 들쳐 메고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다. 그 노랫소
리따라 경쾌한 발걸음이 절로 나올 듯. 하지만 부킷 빈땅이 가장 매력을 발산하는 시간은
낮보다는 밤. 노천 카페가 즐비한 거리의 현란한 네온사인 위로 별빛이 내려앉는다.
감미로운 거리의 연주가 더해지면 간절해지는 생각은 시원한 타이거 맥주 한잔.
사실 부킷 빈탕이라는 명칭의 뜻은 ‘별들의 언덕’. 2차 대전 때 일본군에게 참수된 독립
군의 슬픈 영혼이 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국제화의 기분을 맘껏 즐기며 과감한 노출도
시도하는 젊은이들의 공간이 됐다.
밤의 낭만적인 정취를 느끼며 거니는 기분도 괜찮은데 여자들끼리 산보해도 비교적 안전하
다.

‘세계 최고’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KL에는 ‘세계 최고(最高)’ 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이 몇 가지 있다. 트윈 타워, 국기봉, 교
도소 담장의 벽화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 그중 한가지인 트윈타워(KLCC : Kuala Lumpur
City Center)는 모양만 봐서는 타워라기 보단 탑처럼 생겼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월드 트레이드 센터보다도 높아(451M) 지상에 발붙인 건물
중 하늘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버린 이 타워는 KL의 어느 곳에서도 보이며 상·하·좌·우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표정을 짓는다. 한쪽은 삼성건설과 극동건설이, 다른 한 쪽은 일본의
건설회사가 지었다. 두 타워를 연결하는 다리도 단연 세계 최고임을 자랑한다. 또한 건설 당
시 삼성은 독보적인 시멘트 기법과 구슬 기법을 선보여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화려한 위용에 걸맞지 않게 건물 내부는 입주가 돼지 않아 거의 비어있는 상태다. KL의 명
물인 트윈타워가 만들어내는 보석 같은 야경도 사실은 일부러 불을 켜 놓는 것.
어쩌면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말레이시아는 이 고가(高價)의 건물로써 스스로를 확인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트윈 타워와 함께 KL 상공을 장식하는 것이 KL타워.
높이 276M, 지상 10층의 이 타워는 세계 4위를 기록한다. 타워 꼭대기에서 보는 KL 시내
전체가 일품이다. 트윈 타워와 마찬가지로 밤에 특히 예뻐서 혹자는 ‘다이아몬드 인 블랙
(Diamond In black)’이라고 칭하기도. 타워 아래는 분수대와 음료수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야외 탁자, 벤치 등이 야자수와 어우러지는데 약 20분 정도 걸리는 타워 감상 후 누구라도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시며 편히 쉴 수 있다.
KL타워는 올 4월경 타워톤(Towerthon)2000’ 이라는 이색적인 행사를 준비중이다. 이름에
서 KL타워를 마라톤처럼 달리는 대회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미래가 용솟음치는 ‘사이버 자야’
느긋함을 자랑하는 야자수, 어릴 적 엄마에게 듣던 동화에나 나올 듯한 호수, 이글거리는 태
양, 몸을 한껏 낮추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어느 휴양지의 풍경을 묘사한 것이 아니
다. 평화로움 속에 어마어마한 경쟁력을 숨기고 있는 이곳은 바로 말레이시아의 미래가 걸
려있는 ‘사이버 자야(Cyber Jaya)’.
원래 팜나무 농장이었던 이곳에는 마이크로 소프트, 썬, 오라클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세계 유명 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각종 대학, 공장, 주거 시설 등이 갖춰져 종합연구단지로서
의 면모를 과시한다.
보통 우리 나라의 연구단지는 삼엄한 경계, 폐쇄적인 공간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데 비해 사
이버 자야는 최첨단 산업의 메카이면서도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대조적이다. 완공은
2005년 예정.
취재 협조 : 말레이시아 관광청 02-779-4422

도시 속 꿈의 공간 선웨이 라군 리조트
원래 KL은 주석 광산의 도시. 따라서 ‘도시 속의 리조트 생활’이란 컨셉의 선웨이 라군
리조트(Sunway Ragoon Resort)도 선웨이 그룹이 70년대 폐광을 리조트로 개발하기 전까지
세상과 만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이제는 파이브스타(5-STAR)급인 선웨이 라군 리조트는 단순한 호텔이라기보다 일종의 그
룹타운이라 할 수 있다.
호텔, 거대한 쇼핑 센터인 선웨이 피라미드, 테마파크가 모노레일 하나로 연결돼 있다. 또한
주변의 대학, 메디컬 센터, 클럽, 비즈니스 중심지인 선웨이 메트로, 콘도미니엄 등은 하나의
타운안에서 선웨이인들이 모든 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호텔의 강점은
‘편리한 위치’. 공항(KLIA)에서 35분거리에 위치해, 비즈니스맨과 일반 여행객 모두 쉽게
이용한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또다른 이유는 다름 아닌 ‘선웨이 라군 테마 파크’ 때
문. 말레이시아의 최대 테마파크라는 명성에 걸맞게 170m의 긴 인공 해안과 2m까지 솟아오
르는 파도가 짜릿한 추억을 선사한다.
이 호텔의 홍보 담당 로잔느 압둘라(Rosanne Abdullah)씨는 “선웨이 래군 호텔의 고객 중
한국시장은 아직 20%를 넘지 않는 규모이지만 저희는 현지 여행사와 팸투어 등을 통해 지
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라며 한국 시장에 관심을 드러냈다.
www.sunway.com.my/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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