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내상품 베끼지마
[커버스토리]내상품 베끼지마
  • 여행신문
  • 승인 2000.04.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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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상품의 폐해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신상품 개발 여행사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
다. 지난 89년 여행자유화 이후 질적인 면이나 양적인 면에서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는 한국
여행시장의 어두운 면 중의 하나이면서 고질적 병폐인 여행상품 모방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듯 그 폐해 또한 심각하다.
적지 않은 개발비용을 투자해 상품을 개발해 놓고 판매에 들어가 인기가 있다 싶으면 여지
없이 모방상품이 등장해 정작 상품을 개발했던 여행사는 모방상품을 내놓은 여행사와 가격
경쟁에 밀리기 십상이다. 개발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근원적으로 상품가격이 낮을 수 밖에
없고 선점을 한 개발여행사의 지위를 단기간 내에 뺏고자 싼 가격으로 공세적인 입장을 취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이원희 과장은 “모방의 방식은 신상품과 똑 같은 일정에 단지 호텔을 다른 곳을
쓴다든지 옵션을 하나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어차피 투자비용이 들어가
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또한 저렴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새로운 상품의 개발은 여행사의 주요
업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나의 상품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인원, 비용의 투자
가 선행되면서 시장성까지 분석하는 등 많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모방 상품을 내
놓는 여행사들로 인해 신상품개발을 못하는 것이 현 한국여행업계의 현실이다.
신상품의 모방으로 인한 폐해는 모방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여행사의 의욕을 꺾음
과 동시에 새로운 상품개발이 점점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여행상품의 향상이 이뤄지지 않고
질 저하를 불러 일으킨다는 데 문제점이 지적된다.
OK투어 이성근 차장은 “신상품을 개발하려면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누가 신상품을 만들겠습니
까”라며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 여행업계”라고 말한다.
모방이라는 부조리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일부 관광과 교수들은 여행상품 특허권의 필요성
을 제기하고 있다.
경희대 관광학부 오익근교수는 시장질서를 무시하고 모방상품을 갖고 뛰어드는 공짜 손님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여행상품 개발 노하우에 소유권이 인정된다면 업계의 고
질적인 여행상품 모방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으로는 여행상품의 지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특허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데 문제점이 있
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여행상품은 현실적으로 특허권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여행업계
의 현실은 알겠지만 현 제도상으로는 특허권 추진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특허권은 발명품에 대한 독점 배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
소유권과 흡사한 재산권으로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창작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이 아닌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또는 생리적 작용을 이용
한 것은 발명이 아니며 자연법칙에 위반하는 것 역시 특허법상 발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여행상품과 같은 경우가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인간의 정신적인 작용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특허 출현에 제한성이 있다는 것.
문화관광부 관계자 역시 “여행업계의 상품 모방이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부 차원
에서 특허권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신상품의 보안유지에 힘써 달라고 부탁하
고 있다. 그러나 관광상품 개발 후 상품을 공개해 모객을 해야하는 여행사의 입장을 이해하
지 못한 탁상공론적인 발언이라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어차피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업계 자체에서 정화할 수 있는 다
른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성근 차장은 “새로운 상품을 모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상품가격 자체를 내려 개
발업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상품가로 종종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고 밝히면서 여행업계 현실상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신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항공사의 의
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모방상품을 들고 나오는 여행사들은 항공사 자체에서 좌석을 주
지 않는 방식의 업계 차원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티
켓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늘어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 방안 역시 현실적으
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원희 과장은 “호주 코란코브 리조트는 한국에 처음으
로 자신들을 소개한 3개 랜드사에게만 별도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선점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법보다는 외국의 예와 같이 업계 자체에서 신상품 개발에 대한 의지를 불어 넣
을 수 있는 상도덕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새로운 신상품을 개발해도 현재의 제도아래에서는 여행상품의 특허권은 요원하기만 한 가운
데 모방상품이라는 부조리가 활개치고 다니는 현실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다. 꼭 특허권이
아니라도 신상품개발을 장려할 수 있는 법개정을 통한 제도적 장치의 선행이나 자체적인 정
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업계에서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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