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가격경쟁력과 서비스를 잡아라’
지난해 8월 특1급호텔 결혼식이 전면 허용되고 호텔들의 예식사업도 무한경쟁체제로 접어들
면서 기존에 호텔 예식사업의 선두주자인 특2급 호텔들이 당면하게 된 과제다. 그리고 올해
8월이면 특1급 호텔들이 결혼시장을 형성한 지 1년이 된다. 그 중간 점검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요즘, 1·4분기 특2급 호텔 결혼식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현재 특2급호텔들이 특1급호텔들의 예식 시장에 대해 느끼는 체감 정도는 ‘9개월 정도동안
성장 정도가 괜찮다’는 것. 따라서 특2급호텔들 모두 성장 곡선을 그리는 특1급호텔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두고 한 특2급호텔 연회부의
관계자는 ‘특2급호텔들은 조금씩 타격을 받아가고 있으며 그 정도는 점점 심해질 것’이라
고 밝힌다.
그러나 특2급호텔 관계자 중에는 특1급호텔들이 크게 위협적인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은 지난해 8월 이후로 특1·2급호
텔 간에 어느정도 ‘시장분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다시 말하
면 특1급호텔과 특2급호텔은 예식사업에 있어서 대상고객과 전략 자체를 달리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특1급호텔들의 숙원이었던 예식사업이 전면 허용되긴 했지만 애초
에 그들의 관심사는 일반인이 아닌, 고위공직자, 톱스타, 재벌 등과 같은 우리사회의 ‘극소
수 VIP’였기 때문이다. 사실 특1급호텔들에게 기존의 대형 컨벤션 등은 부가가치가 많이
창출되고 홍보효과가 확실한 반면 예식사업은 수익이 그만큼 크지도 않고 고객 신뢰도와도
직결되는 다소 부담스런 사업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그럴 바에야 호텔의 품위도 떨어트
리지 않고 예식업에도 진출하는 방편으로 ‘양보다 질’인 전략을 고수해오게 된 것이다.
호텔의 품위를 떨어트리지 않으려는 것은 특1급호텔들이 확보한 기존의 최고급 고객층에 위
험부담을 가지지 않으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어쨌거나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뒤이은 각
특급호텔간의 불꽃튀는 VIP 결혼식 유치 경쟁은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현재 특1급호텔
중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신라호텔, 리츠칼튼서울호텔, 롯데호텔, 래디슨서울프라자
호텔, 조선호텔 등. 한 특2급호텔 연회부 관계자는 특2급호텔들과 이들 특1급호텔들의 단순
한 유치 건수대비는 9 : 1 정도로 특2급이 월등히 많지만 실제 매출 대비로는 특1급이 엄청
난 이익을 낸다고 밝혔다.
이렇듯 특1급호텔들로부터 맹추격을 받는 특2급호텔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고객재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최고급 VIP들은 아무리 결혼 비용이 높아져도 품위와 특1급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메리트 때문에 특1급호텔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상황에서 ‘고객층 높이기’보다
는 ‘고객층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여건도 존재한다.

특1급 맹추격속 고객재생산 주력
일단 식사 가격부터가 최저 2만원부터 4만원대까지로 일반 예식장보다는 조금 비쌀 뿐이고
특1급호텔들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적이는 인파에 떠밀리고 시간에 쫓겨
해치우듯 결혼하기는 싫지만 호텔 결혼식이라고 하면 일단 비쌀 것이라는 생각부터 드는’
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각 호텔마다 다양한 특전이 포함되는 패키지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나만의 결혼식’을 연출할 수 있는 이벤트 마련에 고심한다. 또한 아직
까지 호텔의 인지도가 특1급호텔에 비해 낮은 점을 감안, 연예인 결혼식 유치에 심혈을 기
울여 홍보 효과를 꾀하기도 한다. 실제로 특2급호텔들 중 높은 실적을 내는 곳은 노보텔·
소피텔앰배서더호텔, 홀리데이인호텔 등인데 노보텔 강남의 경우 연예인 박진영, 신혜수, 농
구선수 이상민 등이 결혼해 젊은 층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 홀리데이인호텔도
탤런트 손지창·오연수 부부의 결혼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으며 지난달 말 가수 김종환, 변
진섭 등의 결혼식을 진행시킨 바 있다. 또한 특2급호텔들은 선발주자로서 안정적인 결혼식
진행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결혼식이란 식장만 이용하는 것
이 아니라 고객들이 대기 시간 동안 호텔의 각종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성격을 지니는 만큼
화려한 이벤트로 시선을 잡아끌려는 근시안적인 시각보다는 편안하고 질높은 서비스 확충이
라는 장기적인 안목이 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1·2급 간에 시장분할의 구도가 형성돼 커다란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고 해서 특2
급호텔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홀리데이 인 호텔의 서광덕 연회과장은 향
후 예식시장에 있어서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를 미덕으로 삼는 전후세대들이 앞으로의
결혼식 고객이기 때문에 특1급·2급을 막론하고 앞으로 예식시장은 고객 수요에 있어서 많
은 유동성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때문에 점점 더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매력 요소, 차별화된 서비스가 절실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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