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문화재'라고 하는 경북 안동시의 하회마을. 지난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 이후 하회마을은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관광목적지로 거듭났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지를 직접 돌아보려는 인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 5월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21만3,300여명. 지난해 4만3,200여명에 비하면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 비수기에도 9만3,500여명이 하회마을을 찾아 엘리자베스 여왕의 발자취를 따랐다.
 290동의 고가옥과 고건축물로 둘러싸여 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약 600여년동안 큰 무리없이 버텨왔다.
 그러나 목재와 흙을 주재료로 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들은 통풍이 잘되고 외관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거나, 정기적으로 보수를 해주지 않으면 마모돼 버리고 만다.
 하회마을을 지키고 있는 고가옥도 예외는 아니다.
 퇴계 이율곡선생의 친필 현판이 있다는 겸암정사는 기와를 지탱하고 있는 나무기둥이 군데군데 파지고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도 미치지 않아 표면은 윤기없고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다.
 하회마을이 민속촌과 다른 점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290동이 들어서 있는 마을에 거주민은 290명. 집 한채당 한 사람 꼴이다.
 하회마을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일년에 한번 문화재 관리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가옥들이 썩어들어가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례적인 지방 나들이로 새롭게 비춰지고 있는 우리의 귀한 문화재들은 관광객들의 눈길만으론 머지않아 소실될 수밖에 없다.
star@traveltimes.co.kr"""">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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