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국가적인 행사를 개최할 때 그 행사 개최도시의 시장은 개회식을 선언하거나 개회사를 통해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환영 리셉션과 만찬을 주최한다. 물론 국제적인 행사일 경우 대통령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최근 핀란드 헬싱키에서 이 나라 국적기인 핀에어가 주최하는 `헬싱키 게이트웨이 컨벤션'이 개최됐다. 관광지로서 아직 국내에 인지도는 낮지만 유럽인들에게는 드넓은 타이가 산림과 호수 등 그들이 가지지 못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헬싱키-반타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점퍼차림의 나이 지긋한 할머니와 한 젊은 여성이 핀란드를 상징하는 `무민(Moomin)' 캐릭터와 함께 단촐하게 손님들을 반겼다. 도쿄에서 출발한 비행기라 일본 관광업자와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3일간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드문드문 손님들이 오는 모양이었다.
 그들과 몇 마디 나눌새도 없이 호텔 행 버스를 타고 출발할 때 까지도 그 할머니는 혼자 손을 흔들며 우리를 배웅하고 있었고 모두들 다음날 시청에서 그분을 다시 볼 때까지 누구인지 조차 궁금해 하지 않았다.
 다음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헬싱키 시내에 위치한 시청홀에서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고 단상에 오른 헬싱키 시장의 모습은 그러나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으니 바로 어제 공항에서의 그 할머니였다.
비단 여성이기 때문에 놀란 것은 아니다.
 너무도 수수한 차림에 수행원 하나 없이 손을 흔들며 외국 손님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모습이 감히 한 나라 수도의 시장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날 이후 헬싱키 시내나 행사장에서 만난 핀란드 인들이 사실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유독 친절하게 느껴진 것은 비단 본 기자뿐이 아니였을 것이고 꼭 한 번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든 것도 대동소이 할 것임에 틀림없었다.
ruke@traveltimes.co.kr"""">김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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