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때면 가장 부러운 것 하나. 다름 아닌 그들의 휴가 제도
다.
적어도 2주일, 아니 1∼2개월은 휴가를 받아 뜨거운 해변에서, 고풍스런 유적지에서 일정이
나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야 말로 부러움 그 자체다. 휴가기간
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길어야 일주일이라고 답하면 놀라는 그들의 표정에 괜히 무안해
지곤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을 때 부푼 기대와는 별도로 절망스러움이 엄습
해왔던 기억을 대부분의 한국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 절망은 다름 아닌 이
제 ‘방학’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니던 직장을 작정을 하고 그만 두지 않고서야 어디 우리 생활에서 한 두달간 재충전의 기
회를 가질 수 있겠는가. 그나마 법적으로 정해진 휴가조차도 바빠서, 눈치가 보여 제대로 쓰
기 힘든 게 우리 모습이다.
문화관광부에서 올해 ‘휴가 연중분산제도’를 추진한다고 했다. 이는 ‘문화의 힘으로 삶
의 질 향상’이라는 문관부 올해 목표의 일환. 문화관광부가 먼저 시범 실시를 하고 관련부
처 및 산업체와 협조를 구해 추진하게 된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일단 업계는 환영의 뜻을 표한다. 너무도 잘
알다시피 매년 7월말부터 8월초면 관광관련업체는 말할것도 없고 전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했
었다. 교통난, 객실난은 물론이거니와 ‘부르는 게 값’이라고 천장부지 오르는 휴가 물가에
휴가가 아닌 지옥을 경험했어야 했다.
하지만 왠지 서글픈 기분이 든다.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연일 떠들어 대도 몇십년
변함없었던 우리네 휴가 문화는 이제서야 조심스럽게 도마 위에 오른다. 그것도 겨우 연중
휴가를 분산해서 사용하는 정도다. 아, 그리운 ‘방학’이여!
nkkim@traveltimes.co.kr"""">김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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