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 3년 전 만 해도 소매치기 등 안전상의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기를 꺼렸던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이 최근 원화가치하락으로 공식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주변의 먹거리들도 일본의 관광전문잡지에 소개될 정도로 한국적인 풍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외국관광객이 몰리면서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호객행위를 하는 등 일부 상인들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하고 있다.
 동대문에서 만난 독일인 관광객은 『구경할 것은 많아 시간보내기는 좋지만 막상 물건을 사려고 다가가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선뜻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또 일본인 관광객은 『물건을 사고 나도 왠지 한국인들보다 비싸게 준 것같은 석연치 않은 분위기가 찜찜하다』고 말했다.
 특히 내국인도 헤메기 쉬운 동대문이나 남대문시장에 가보면 외국인용 간판이 거의 전무하며 공중화장실 등이 불결하고 찾기 어렵게 되어있는 등 외국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태부족이다.
 서울시가 최근 서울을 찾은 관광객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도 외국인 쇼핑객의 불편사항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쇼핑장소와 관련, 공항과 시내에 있는 면세품에서 구입했다는 사람이 38.3%로 가장 많았고 백화점(20.1%)과 호텔의 기념품점(10%)이 그 뒤를 이어 68.4%가 「영어 등 외국어가 통하는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사례가 다수다.
 반면 전통공예품상가나 거리에서 물건을 구입한 사람은 5.9%에 불과해 아직도 한국의 재래시장은 관광객들에게 큰 매력이 없다.
 모처럼 몰려든 쇼핑 및 체험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시장관광이 세련되지는 않더라도 독특한 한국시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정직한 시장이 되도록 시장상인은 물론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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