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면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가? 전후 세대일지라도 그 수많은 헐리웃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물 속에서 당연히 ‘전쟁’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이 따라 다니는 세 가지 잔상이 있다. 바로 ‘아오자이’와 ‘씨클로’ ‘쌀국수’이다.

베트남이 아름다운 이유 아오자이
보여주지 않으면서 다 보여준다.
이 얼마나 역설적인 말인가? 하지만 아오자이, 그것도 흰색 아오자이를 걸친 베트남 여인들을 보면 이 모순된 말의 의미에 금새 공감하게 된다.
아오자이는 베트남 전통의상이다.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전통의상이 아니라 베트남에 살고 있는 54개 부족의 대표 의상 중에서 상징성을 부여한 의상이다. 200년전부터 입기 시작했다는 유래가 있지만 1년에 한두번 명절때나 겨우 꺼내입는 우리네 한복과는 달리 요즘 베트남에서도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물론 실용성과 패션을 고려해 개량화되기는 했지만 기본 선은 고스란히 살아 있다.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아오자이의 모양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차이나식 칼라로 목을 감싸고 웃옷 소매는 손목까지 내려오며 허리 아래로 옆트임을 주고 치마처럼 길게 흘러내린다. 아래는 허리와 엉덩이선 윗부분까지는 딱 맞지만 발목 아래까지 넓게 퍼진 통바지 형태이다.
다 보여준다는 의미는 정말로 의미심장하다. 다 벗은 것 보다도 하늘거리는 천으로 감싼 몸이 더욱 야해 보이듯이 얼굴과 손을 제외하고는 다 감싸고 있으면서도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오자이의 매력은 가슴선과 허리선. 때문에 정확히 자기 치수에 맞는 옷을 입어야 예쁘다. 실제 맞춤 아오자이를 입기 위해서는 적어도 신체의 14군데를 정확히 잰다.
게다가 하늘거리는 옷감을 쓰기 때문에 움직일 때와 바람 불 때에 옷이 몸매를 감싸 만드는 윤곽은 아름답다. 더군다나 살찐 여자들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 베트남 여인들은 적당히 아담하면서도 날씬하고 볼룸있는 몸매를 가지고 있다.
출장시 만났던 한 한국기업의 주재원은 “말로만 들었을 때는 이해못했지만 막상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하얀 아오자이 교복을 흩날리며 지나가는 베트남 여학생들의 무리에 감탄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이같은 모습은 여성의 눈으로 봐도 참 예쁘고 매력적이다.
최근 일상복으로서 아오자이는 많이 사라졌지만 흰색의 교복과 다양한 색으로 멋을 살린 제복 등으로 애용되고 있다.

전후 베트남 영화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소재인 씨클로. 1995년 자본주의 물결이 몰아치는 현대의 베트남을 바라본 트란 안홍 감독의 ‘씨클로’는 씨클로를 모는 18세의 소년을, 베트남 출신 젊은 감독 토니 부이가 그린 서정적인 영화 ‘쓰리시즌’에서도 남자 주인공은 씨클로를 모는 운전사였다.
이렇듯 씨클로는 굴곡 많은 베트남의 현대사와 같이 했고 삶의 상징이 됐다. 씨클로는 자전거와 인력거를 합쳐놓은 모양으로 앞에 사람들이 앉는 자리가 있으며 뒤에서 운전 기사가 페달을 밟아 움직인다. 주요 관광지마다 씨클로 타기는 베트남에서 거쳐야 할 주요 관광거리가 됐고 실제로 시내를 구석구석 돌아보기에 씨클로만한 것이 없다.
처음 간 관광객이 혼자서 시클로를 타기에는 대도시에서는 다소 위험하거나 바가지를 쓸 수도 있으니 투어 가이드의 권유를 따르거나 호텔 씨클로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씨클로는 관광객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시내를 투어하다보면 짐도 싣고 사람들도 싣고 다니는 씨클로의 모습을 자주 마주칠 수 있다.
최근에는 오토바이 뒤에 사람을 여러명 태울 수 있는 오토바이 씨클로도 등장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는 대도시든 작은 시골마을이든, 남녀노소할 것없이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주요 자가용으로 이용된다. 호치민 시내에서 출퇴근 시간에 만난 이들의 모습은 과히 장관이었다. 주요 건물이나 관공서, 학교에는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주말 늦은 저녁에는 연인들이 타고서 어디로든 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씨클로와 함께 이들의 물결은 베트남의 미래를 만들고 보여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베트남 글·사진 =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쌀국수
베트남은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태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중국 음식보다는 깔끔하고 덜 기름지며 태국보다는 덜 맵다. 유명한 월남고추로 매운 맛을 가미한 소스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맞는다.
최근 국내에 베트남 음식 전문 체인점들이 생겨날 정도로 베트남 음식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쌀국수는 퍼(Pho, 또는 포)라고도 부르는데 쌀로 만든 반투명한 국수를 소나 닭의 뼈를 우려낸 국물을 부어먹는다. 어떤 고기를 고명으로 얹느냐 등에 따라서 쌀국수 종류가 나뉜다. 숙주처럼 생긴 야채와 양파 등을 곁들여 먹는다.
베트남에서는 어느 곳에서든 쌀국수를 파는 노점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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