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전체가 하나의 나라인 호주의 자연 환경은 여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엿보인다. 캥거루, 코알라와 같이 보기만 해도 순해 보이는 동물들이 호주인들의 심성 자체를 표현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사람은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환경결정론이 신빙성을 더한다.

보면볼수록 매력적인 곳
포트스테판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시드니로 향하는 차내에서도 먼 산만을 바라보았다. 지난 2일간의 포트스테판의 날들이 한컷 한컷 영상이 되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 지나간다.
달리는 차내에서 호주 대륙의 광활함을 다시 한번 느껴볼 기회가 마련됐다.
아주 먼 옛날이다. 그것도 인류의 흔적이라곤 없었던 그런 시절, 지구상에 대륙은 하나의 거대한 육지인 판게아(Pangea)를 이루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서로의 길을 달리 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대륙 분포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개념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그런 시간을 지나 호주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다른 대륙에 흔하지 않은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기분좋은 여유로움 ‘달링 하버’
3시간여를 달려왔을까 다시 사람들의 분주함이 느껴지는 시드니로 들어오기가 무섭게 대표적인 위락시설이 집중된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로 걸음을 옮겼다. 간간이 오가는 배들이 항구라는 것을 일러줄 뿐 바다 비린내나는 항구를 연상시키기 힘들다. 여기저기 걸터 앉아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그런지 놀이공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달링 하버를 가로지르는 피어먼트 다리 위의 원색 깃발이 유난히도 펄럭이면서 갈매기들도 그 장단에 맞춰 주위를 맴돈다.
호주는 이민의 나라다. 세계 어느 곳이라도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는 중국인들에게 호주 역시 예외일리는 없다. 19세기 중반 이후 시드니로 이주한 중국인들은 달링 하버에 모여 차이나 타운을 형성했다. 이들이 이렇게 차이나타운을 이뤄 나갈 수 있는 저력은 그들만의 협력 정신이다. 동족을 배신하는 행위는 바로 ‘죽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서로 협력해 가며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 중국인이 아닌 호주인으로서 그 사회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이민사를 보면 부끄럽다. 대부분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업종에 머무르고 있고 호주인들은 한국계 호주인들에 대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고 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감탄사 연발 ‘시드니 수족관’
잠시 쉬는 시간을 마치고 5,000여종의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시드니 수족관(Sydney Aquarium)에 들어섰다. 섬나라라고 말하기는 어패가 있지만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호주의 해양 생물사를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관심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시간여를 관람하고 난 후 발길을 돌려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으로 향했다.

푸른신비 간직 ‘블루마운틴’
시드니에서 약 1시간 30분정도 걸린 것 같다. 광활한 협곡, 폭포, 아름다운 숲이 어우러져 있는 해발 100m의 산이라기 보다 고원으로 느껴지는 국립공원으로 바다보다는 산을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산들을 뒤엎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증발된 유액이 햇빛에 어우러져 빚어내는 푸른 안개현상으로 멀리서 보면 마치 산 전체가 푸르게 보이는 것 같아 블루 마운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블루 마운틴, 쓴맛과 신맛이 잘 조화되어 입 끝에 감도는 잔향이 담백한 커피가 갖는 맑고 투명한 붉은 자주색과는 달리 푸르름을 간직해 신비감이 더하다.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 오르자 짙푸른 유칼립투스 나무가 끝없이 이어지는 원시림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으로 세자매봉이 눈에 띈다.
‘아름다운 세 자매에 얽힌 전설로서 에코포인트에 살고 있던 세 자매의 소문을 들은 마왕은 그녀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그 음모를 알게된 세 자매의 아버지는 주술을 걸어 잠시동안 딸들을 바위로 변하게 해 마왕의 손으로부터 도망을 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전쟁에서 아버지가 사망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지금까지 바위로 남아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어디가나 호사가들에 의해 그럴듯하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한국과 다를 바가 없나 보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환절기 때문인지 날씨가 꽤 쌀쌀했다.
항상 여행을 할 때마다 여행지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 느껴보고 싶은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사람 사는 것이 어디를 가나 다를게 없지만 이미 호주에 몇 차례 오면서 반해버린 마음이 인지에 대한 욕심으로 승화돼 가눌 수가 없다. 거대한 대륙의 나라에서 느껴본 평화스러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평온함 그런 기분이다. <계속>
시드니=김헌주기자 hippo@traveltimes.co.kr
취재협조:호주코러스투어 02-754-1959
콴타스호주항공 02-777-6874

내집에 온듯 편안한 느낌-포트스테판 페퍼스 앵커리지 리조트
완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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