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서서히 싱가포르 항구를 떠난다.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수영복차림으로 풀장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갑판 노천 바에 모여든 각국 사람들이 여러 언어로 수다를 떤다. 귀밑머리를 살짝 건드리며 부는 미풍과 하얀 거품이 뽀글거리는 시원한 맥주 한잔.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로 번진다.

‘꿈속 여행을 현실로’유람선 여행 대중화 날개 달다
편안한 휴식에서부터 화려한 엔터테인먼트, 다양한 음식까지 입맛대로 골라 즐길 수 있는 꿈의 휴양지는 어디일까? 여러 장소를 떠올릴 수는 있겠지만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커다란 배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를 거쳐 국경을 넘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크루즈야 말로 지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여행. 때문에 가진 자만의 전유물로도 여겨졌지만 금강산 유람부터 시작된 우리의 크루즈 여행이 스타크루즈의 한국 취항 노선과 함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대중화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스타크루즈의 최고의 배로 손꼽히는 수퍼스타 버고로 여행을 떠났다. 출항지와 기항지도 중요하지만 크루즈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여행목적지. 10월부터는 환상의 허니문 휴양지로 손꼽히는 태국 푸켓과 말레이시아의 랑카위를 기항지로 운항하고 있어 더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복잡한 설명에 울상 짓다?
“이 슬립(Slip) 꼭 잃어버리지 마시고 여권하고 카운터에 제출하세요. 빨간색, 파란색 카페트가 깔려있는데 이 클래스는 빨간색을 따라 가시면 되구여. 카드는 절대 배에서 내릴 때까지 잃어버리시면 안돼요. 식사는 …. 방은 ….”
설명을 듣다보니 슬슬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혹시나 실수할까봐 수첩에다 꼭꼭 적어가면서 들었는데도 왠지 자꾸만 뭔가를 빠트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어 조금 하는 것 믿고 왜 크루즈를 간다고 했는지 취소까지 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 마음을 꾹꾹 다진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지 않는가.
사실 크루즈 여행은 정확히 예약을 하면서 시작된다.
여러 번 타봤다면 다르지만 처음 타보는 경우엔 설명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진다. 하지만 원리만 알면 그리 복잡한 것도 아니다.
크루즈는 배에 완전히 탑승하기 전까지는 비행기를 타는 과정과 비슷하다.
스타크루즈 버고가 기점으로 삼는 메인 항구는 싱가포르의 페리 터미널. 월드 트래이드 센터와 연결된 이곳은 동남아 거점 항구로서의 싱가포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차근차근 어려울게 없다
항구로 나가면 스타크루즈 전용 창구가 있다. 먼저 짐 부치는 카운터에서 짐을 부친다. 짐이 들고 들어가기에 많다면 모를까 일반 여행가방 1∼2개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끌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가방이 객실로 배달되는 때는 배의 출항시간이 거의 다돼서 인데 먼저 가지고 들어가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워 풀장에 뛰어들고 싶어도 수영복을 넣은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큰 낭패인가.
다음은 여행객들의 승선 수속을 담당하는 여객 카운터로 가 여권과 예약시 여행사에서 준 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 탑승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면 배안에서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역할을 하는 카드를 나눠준다. 거기에 객실까지 배정돼 번호가 찍혀있다. 카드와 함께 오늘의 항해 일지 및 선내 프로그램과 기항지 선택관광 리스트, 배 안내서 등을 나눠준다. 고이 챙기되 우왕좌왕하다 잃어버렸다고 걱정말자. 카드랑 여권만 확실히 챙기면 된다. 프로그램은 배 안에도 많이 있다. 오후 4시에 출항하는 수퍼스타 버고는 낮12시부터 탑승을 시작하고 탑승 20∼30분전부터 체크인 수속을 받는다. 특별히 싱가포르내에서 할 일이 없다면 일찍 탑승해 최대한 배를 즐길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탑승을 시작하면 표지판이 알리는 데로 수퍼스타 버고를 향해 나아가면 된다. 크루즈는 방 등급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진다. 크게 버고는 두 개의 클래스로 나뉜다. 발코니(Balcony)와 이코노미(Economy). 객실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설명하겠지만 발코니가 좀 더 비싼 객실이다. 간단히 비행기의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의 차이이다.
때문에 탑승 수속부터 다소간의 차별이 따른다. 발코니에게는 먼저 타고 내릴 수도 있고 선내에서도 약간의 특혜가 제공된다. 클래스에 따른 카페트가 완전히 들어가기 전까지 깔려있다. 발코니는 빨간색, 이코노미는 파란색이다. 중간에 비행기 탑승 수속처럼 엑스레이 검사 등 입국절차를 거친다.

유람선 구경도 식후경!
조명으로 장식된 앨리베이터가 오르내리고 은은한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리는 천장 높은 홀에 들어서면 다 온 것. 숨을 들이키며 빨간 제복의 종업원들이 나눠준 시원한 웰컴 드링크 한잔으로 땀을 식힌다. 엘리베이터 옆에 놓인 선내 지도를 참고해 자기 방을 찾으면 이제 두다리 쭉뻗어도 좋다.
객실에 짐을 풀고 나니 갑자기 다시 걱정이 밀려든다. ‘이제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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