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스타크루즈 에이리스호 下
[현지취재]스타크루즈 에이리스호 下
  • 여행신문
  • 승인 2000.1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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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제 8의 도시라는 후쿠오카에 정박했을 때에는 이미 해가 중천에 오른 오전 11시30분. 스타크루즈 수퍼스타 에이리스호의 아침식사 시간을 놓쳤다. ‘배가 고프면 여행이 안 되는데…’ 객실 문 앞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편지봉투를 열었다. ‘다자이후 신사와 후쿠오카 관광’ 프로그램. 하선(下船)이다.

따스한 햇살따라 발길따라
햇살이 따스했다. 기온이 섭씨 20도는 돼 보였다. ‘11월 초 날씨가 원래 이런가?’ 제주도와 비슷한 기온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하루 전 제주에서 입었던 재킷을 벗어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 따뜻했다.
북쪽부터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슈의 4개의 섬으로 이뤄진 일본 안에서도 가장 남쪽 섬 큐슈에 위치한 후쿠오카는 연 평균 16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만큼 관광하기 좋은 날씨가 어디 있을까. 배에서 내려 관광버스에 오르면서 일행들은 녹은 혀를 풀어본다.
교통이 편리해 ‘아시아의 중심’이라고까지 다소 과장돼 불리는 후쿠오카는 일본 남부의 국제노선의 출구이며 큐슈여행의 관문이랄 수 있다. JR 등 철도편과 국내 항공 노선에서도 일본 중심지역 중 하나인데다 큐슈섬 내 인근 관광지인 나가사키, 가고시마 등지로의 도로교통 사정도 편리하다. 또 우리나라 부산과 자매결연을 맺어 산업·관광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기도 하다.
후쿠오카에 입항해 시내로 들어오면서 내내 궁금했던 것을 미리 알기나 한 듯 한국인 가이드의 첫 설명은 하카타항에 관한 것이었다. 부산의 항구는 부산항, 인천의 항구는 인천항인데 후쿠오카의 항구는 왜 하카타항이라 불릴까. 후쿠오카 시내를 흐르는 다섯 개의 하천 중 이 시를 동서로 가르는 강이 나카가와강이다. 1889년 후쿠오카로 지역 전체의 명칭이 통일되기 전까지 나카가와강을 사이로 동쪽은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인 하카타(博多) 지역이었고 서부지방은 정치의 중심지인 후쿠오카(福岡) 지역이었다. 당시 투표를 통해 시의 이름을 정치의 중심이었던 후쿠오카로 정하고 국철과 항구의 이름을 상업의 중심지였던 하카타로 정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이 지역 축제 이름에는 하카타라는 명칭이 많이 쓰여지고 있다.

‘학문의 신’이 모셔있는 ‘다자이후 신사’
일본 황실의 조상이나 국가에 대한 공로가 큰 사람을 신으로 모신 사당이 신사(神社)이다. 신사라고 하면 신사참배를 강요했던 일제시대부터 떠오르는 세대들에게는 신사는 입밖에도 내서는 안될 금기나 다름없다. 그런 신사를 갔다.
물론 처음부터 참배(參拜)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재미로라도 싫었다. 일본 천황의 조상을 모신 신사였다면 아마 가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후쿠오카 시내를 세로로 가르는 도시고속도로 2호선을 타고 항구에서 내륙으로 약 30분 가량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다자이후 신사’에는 학문의 신이 모셔져 있다고 했다. 우리에겐 아니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신인, 신의 집인 신사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5∼6세기에 걸친 헤이안 시대에 살았던 학자 미치자네 스가와라를 모신 다자이후 신사 입구에는 여느 신사와 마찬가지로 ‘토리’라는 입구 문이 있다. 그리고 입구문 한쪽 곁에는 구리를 덧씌운 청동 황소상이 있는데 두건을 맨 머리가 번들번들했다. 소원을 비는 중고생들의 손놀림이 황소상의 머리위에서 재빠르다.
빨간 색 기모노를 입은 여자아이가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의 손을 잡고 본당을 향하고 있다.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니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기모노를 입고 부모와 함께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띤다. ‘어렸을 때부터 학문의 신 앞으로 데려오다니, 일본에도 학구열이 높은 부모들이 없지 않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가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7살이나 5살, 또는 3살 때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4만엔이 넘는 기모노를 입혀서 이 곳에 데려옵니다. 요절(夭折)을 방지한다고 하네요…” 신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한 신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은 처음 알았다.
연못위의 구름다리(나중에 들으니 ‘연인의 다리’였다) 몇 개를 넘어 도착한 다자이후 신사 본전 앞에는 학생들이 북적댔다. 킬킬거리며 웃으면서도 신사앞에 참배는 잊지 않는 모습이 어딘지 어색했다. 무표정한 루스삭스(loose socks)에 체크무늬 미니스커트들이 담담히 본전을 지나친다.
글·사진=김성철 기자 ruke@traveltimes.co.kr

몇 가지 볼 만한 것들 인상적인 둥그런 지붕의 후쿠오카돔
후쿠오카 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세 개의 건축물은 후쿠오카 돔, 후쿠오카 타워, 씨호크 호텔&리조트이다. 후쿠오카 돔은 네모난 건물 틈에서 유독 둥그런 지붕이 눈에 띄기 때문이고, 후쿠오카 타워는 평평한 수면으로부터 뾰족히, 가장 높이 솟아있기 때문이고, 씨호크 호텔은 거대한 유람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팀의 간판선수인 다나카 이치로를 미 메이저리그로 보낸 것으로 유명한 일본 프로야구 팀 다이에 혹스(Daie Hawks)가 사용하는 구장이 후쿠오카 돔이다. 일본 최초의 지붕 개폐식 스타디움인 후쿠오카 돔은 스포츠 이벤트와 유명 뮤지션들의 콘서트를 연중 내내 개최하는 것은 물론 경기장 주변으로 혹스 타운(Hawks Town)을 조성해 복합영화관이나 라이브 하우스 ‘하드락 카페’, 다양한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돔에서 가까운 거리에 씨호크 호텔&리조트가 서있다. 가까운 곳에서는 알 수 없어 아쉽지만 먼 곳에서 보거나 하늘에서 보면 이 호텔의 위용이 드러난다. 지상 36층, 높이 143m로 규모도 크지만 날렵한 유람선의 모습을 띠고 있어 독특하다. 또 혹스타운과 씨호크 호텔 주변으로는 세계의 유명 음식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쇼핑 구역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후쿠오카 타워는 지하철 ‘니시진(西新)’역에서 내리면 안으로 들어가 둘러볼 수 있다. 높이가 234m나 되는 해변타워로서는 일본 제일을 자랑한다는 곳이다. 또 지상 116m와 123m 두 군데의 전망대로부터 내려다보는 경관은 후쿠오카 항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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