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捕捉 : 잡을포 잡을착(촉이 아님. 독촉할 때의 촉은 促임)으로 붙잡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捕는 사로잡거나 체포하는 뜻으로 포박(捕縛 : 잡아 묶는 것), 포경(捕鯨 : 고래를 잡는 것), 나포(拏捕 :붙잡아 가둠), 생포(生捕 : 사로 잡는 것), 체포(逮捕 : 죄인을 쫓아가서 잡는 것)등과 같이 쓰고, 捉은 쥠의 뜻으로 쓰이는 것으로서 착비(捉鼻)와 같이 무엇을 싫어할 때에 코를 쥐는 뜻으로 쓰고, 붙잡아 가는 착거(捉去), 잡아 보내는 착송(捉送)이라고 하는 말들이 예이다.
捉去라는 말을 쓴 옛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문자 잘 쓰는 얼치기가 있었는데 어느날 밤에 호랑이가 마을에 들어와서 장인을 잡아 물고 갔다. 이 자가 황급히 뒷동산에 올라가 소리를 질러 원산호 근산래(遠山虎 近山來)하여 오지 장인 착거(吾之丈人 捉去)하니, 거화자는 거화하고 집창자는 집창(炬火者 擧火 執槍者 執槍)하고 속출속출(速出速出)! 하고 외쳤는데도 마을 사람들은 한 사람도 나오질 않아서 결국 그의 장인은 호환(虎患)을 당하고 말았다.
이 자가 괘씸한 생각을 참지 못하여 관가에 고소하였는데 원님이 마을 사람들을 불러다가 꿇어 엎드리게 하고는 마을 인심이 그럴수가 있는랴고 나무라면서 그 까닭을 물으니 마을 사람들의 말이 밤중에 무슨 소리를 듣기는 하였으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여 그냥 잤다고 대답들을 했다. 원님이 네가 뭐라고 소리 질렀느냐고 물으니까 이 자의 말이 원산호 근산래하여(먼 산의 호랑이가 가까운 산에 와서) 오지장인을 착거하니(나의 장인을 잡아가니) 거화자는 거화하고(횃불은 가진 자는 횃불을 들고) 집창자는 집창하고(창을 잡은 자는 창을 잡고) 속출속출(빨리 나오시오 빨리 나오시오)했다고 대답했다. 원님이 하도 기가 막혀서 이자의 입에서 때릴 때마다 아야 둔(臀)야 아야 둔(臀)야(아야 엉덩이야의 뜻)하는데 원님이 더욱 기막혀 몇 대 더 치게한 뒤에 네 이놈! 이 뒤에도 또 함부로 문자를 쓰겠느냐 하고 호통을 치니까 이 자의 대답이 네, 네, 차후 문자불용(此後 文字不用)하오리다 (이 뒤로는 문자를 쓰지 않겠나이다)고 했다 한다. 이것을 두고 식자우환(識字優患)이라고 한다. 문자(글자)를 이는 것이 근심꺼리라는 뜻으로 섣불리 알고서 아는 척 하다가는 도리어 큰 근심을 사게 된다는 훈계의 말로 널리 쓰인다. 섣불리 아는 것은 차라리 모르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뜻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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