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바운드 시장 정화와 건전 시장질서 확립 차원에서 중국 각 지역별 지상비 하한선을 결정, 이를 중국 측 현지 여행사에 설명하고 이에 대해 서로 협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던 ‘지상비 하한선 요금 설명단’이 지난 2일 귀국했다.
비록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비교적 만족스런 성과’를 얻었다는 게 이들 설명단의 평가다. 설명단이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과연 중국 측 현지여행사들과 어떤 합의 사항을 이끌어냈으며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지상비 하한선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의 준수 노력 이외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득세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출국한 설명단은 중국 북경, 상해, 광주, 심천 등지를 방문하며 현지 여행사 및 여유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중국인관광객 유치 전담 여행사들이 결정한 지상비 하한선 내역을 설명하고 이의 준수를 위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각 방문 지역별로 현지 참석자나 분위기, 주고받은 내용에서 차이를 보여 그 결과 또한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설명단 관계자에 따르면 방문 지역 중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이끌어낸 곳은 북경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현지 여행사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지상비 인상에 대해 현지 업체간 논의가 활발했던 곳이라는 게 그 뒷배경이다.
북경 이외의 지역에서는 지상비 하한선 내역과 협조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점 정도를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상비 인상에 대해 현지 여행사들간의 협의가 부족했고 반발도 비교적 심한 상태여서 향후 단계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설명단 관계자는 전망했다.
당초 북경 지역에 대해서 한국 측은 지상비 하한선을 1급 호텔을 기준으로 1박당 55달러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는 이를 일단 50달러로 낮추고 시기에 따라 서서히 올려 내년 3월1일부터는 55달러를 정착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하한선에 대해 중국측과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율을 갖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내년도 구정 기간까지 광고가 집행된 상태여서 즉시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중국 측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중국 측은 지상비 인상에 대한 반발은 물론 인상분에 상응하는 서비스 개선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 ‘과연 한국 측에서 하한선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겠느냐’며 한국 측의 하한선 이행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상당수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설명단은 ▲가이드의 질적 향상 도모 ▲식당, 호텔 등의 서비스 수준 제고 ▲하한선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서비스 개선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가이드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화교 가이드에 대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한국인 가이드에 대해서는 언어 능력을 보강시키기로 했다. 또 태국 등 다른 국가의 중국어 가이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중국어 가이드 전용 유니폼을 착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식당 및 호텔과 관련해서는 음식 수준 개선은 물론 종업원의 대폭적인 서비스 태도 개선도 약속했다.
하한선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서는 업계 자체의 제재 규칙, 즉 1차 위반시 벌금 500만원, 2차 위반시 벌금 1,000만원, 3차 위반시 문화관광부에 전담여행사 등록 취소 요청을 철저하게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화관광부가 현재 추진중인 관광진흥법 개정 내용에 덩핑 업체에 대한 제재 규정이 포함될 수 있도록 업계의 뜻을 꾸준히 전하기로 했다.
이같은 내용 중 식당, 호텔의 서비스 수준 제고와 하한선 위반업체에 대한 제재 문제는 업계 자체의 노력과 결속 여하에 달려있거나, 현재 법개정 작업이 진행중이란 점에서 가타부타 언급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이드의 질적 향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단 중국어 가이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중국어 가이드 자격증 소유자는 약 1500명. 그러나 실제 활동하는 중국어 가이드는 성수기의 경우라도 약 400명에 불과하다. 이중 대부분이 무자격 가이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어 가이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고 있는 여행사가 태반인 것이다. 무자격 가이드는 곧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문 가이드를 양성하고 재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은 대학의 관련학과가 고작이다. 그 마저도 업계 현실과 괴리된 상태여서 여행사 입장에서는 이들 관광 관련학과 졸업생들을 재교육시키고 훈련시키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인력개발원에서 무자격 화교 가이드를 양지로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실시했던 단기교육 및 임시자격증 교부 제도가 이번해를 마지막으로 폐지됐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영·일·중국어 전문 관광통역원 양성반도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중단돼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업계 일부에서는 한국인 가이드에 비해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가 약한 화교 가이드를 대상으로 문화, 역사 교육을 실시하거나, 화교에 비해 중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한국인 가이드를 대상으로 현장 언어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업계 자체의 교육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더 이상 정부나 공공단체에만 의존하지 말고 업계 스스로 돌파구를 찾자는 얘기다.
어쩌면 업계 현안을 업계 스스로 찾아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적극적인 자세만이 공멸이 아닌 공생의 길을 제시할 수도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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