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칼럼]진정한 행복이란
[이태희 칼럼]진정한 행복이란
  • 여행신문
  • 승인 2000.1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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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들면서 각종 송년 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왜 그리도 다른 사람들과의 연을 놓지 않으려 하고 특히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만큼은 한번쯤 꼭 모이려 할까. 그 한 번의 모임이 종류에 따라 열 번을 넘을 수도 있다. 우리의 전통적 사고 방식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멍청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 ‘idiot’가 있다 이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사회로부터 동떨어져 사는 사람을 말한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원숭이 중에 아프리카의 평원에 사는 개코원숭이가 있다. 인간의 사회성을 비교 연구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종이다. 이 개코원숭이는 자신이 무리에 끼지 못하면 생명에 위협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외톨이기를 원하는 개코원숭이는 곧 표범이나 하이에나의 먹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인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보통 그가 속한 사회 구성원들의 추세에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인들이 휴가를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일본사람들은 다른 일본인들이 주로 가는 곳을 찾는다.” 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 류 신타로의 답이다. 그래서 한적한 해변은 늘 한적하고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해변은 역시 늘 붐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일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국내 여행이나 해외 여행이나 휴가를 보내는 곳으로서의 선호도는 정해져 있다. 이런 경우 사회 구성원들의 추세에 따라 붐비는 곳을 찾는 자들이 오히려 단순하고 멍청한 사람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물론 세대가 바뀌고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호주의 한 사회학자가 남태평양의 섬들을 일년 내내 요트를 타고 떠돌아다니는 자들을 연구했다. 요트를 탄다고 그들이 부호는 아니었다. 대부분 가진 돈 다 끌어 모아 사들인 배 한 척이 전 재산이었다. 항해에 필요한 돈이 떨어지면 아무 항구에나 정박한 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서 돈을 번다. 그리고는 다시 바다를 항해한다.
그들이 한결같이 밝힌 공통점이 있다. 항해하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인생에서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책임과 단조로운 생활을 떨쳐버리고 나온 후에 얻은 모험이 그 어떤 행복보다도 귀중하다고.
이런 사람들에게 타인들의 존재나 그 사회적 틀 안에서 획일화된 행복을 추구하는 자들이 오히려 ‘idiot’로 보일 수 있다. 어쩌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타인들과의 관계 안에서 추구하는 행복감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가치 있는 대상에 집중하는 몰입일지도 모르겠다.
경희대 관광학부 부교수 taehee@nms.kyunghe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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