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서부터 지역관광개발이 관광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관광개발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저마다 지역개발의 수단으로서 관광개발을 들고 나왔다. 온천지구를 개발하기도, 콘도미니엄을 개발하기도, 때로는 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90년대 말 부터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너도나도 지역축제 개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을 돌이켜 볼 때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지역에 남은 것은 짓다만 건물, 분양이 되다만 텅빈 콘도미니엄, 주차장에 돌만 쌓인 관광지, 빚더미에 올라앉은 자치단체 등 우리의 꿈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많은 지역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아직도 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무언가 그럴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계획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림에 지나지 않은 계획에 말이다.

21세기의 지역관광개발은 국제화·정보화의 진행과 함께 관광객의 요구가 점차 다양화, 다변화, 개별화되고 있어 이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이중 하나는 기존의 관광개발이 공공주도적인 전시행정적 개발이었다면, 21세기의 관광개발은 민주적인 실리위주의 개발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 지역주민의 삶에 기반을 둔 관광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주민에 기반을 둔 관광개발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지역관광개발을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에 있다. 이제 지역관광개발은 보다 겸허한 자세로 끌고 나가야 할 것이다. 이웃의 큰 것을 탐내기 보다는 내가 가진 작은 것부터 갈고 닦아서 기반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에만 급급하다보면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을 잃게 된다. 지역주민 참여에 의한 지역관광의 성공사례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오이타현의 유후인정을 보면, 지역에 젊은 인재가 있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민이 하나로 뭉치고 체계적인 주민 서비스 교육을 통하여 지역관광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었음을 알 수 있다.

지역관광개발의 미래는 지역인재 육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트랜드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지역특성에 살린 관광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관광개발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지역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장의 합리적 사고, 지역의 관광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이 요구되며, 지역주민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인할 지역리더, 지역환경여건에 대하여 밝은 지역전문가 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담당공무원의 전문화 교육, 지역주민의 서비스 교육, 관광개발 전문인력의 양성·교육의 체계적인 추진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관광연구원 연구실장 hjki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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