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국적항공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힘들다는 엄살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까지 목표 대비 70%도 달성하지 못해 대표이사가 나서 수시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올 5월 이스탄불, 프랑크푸르트, 비엔나 등 유럽노선 취항을 앞둔 아시아나항공도 모객이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환차손 및 경기악화가 주원인이라고 하지만 서울에 취항한 외항사들은 허니문 시즌 및 하계 성수기를 맞아 죽겠다는 소리가 조금 들어간 것을 보면 단순히 경기불황과 환차손을 탓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 싶다.
힘들다고, 죽겠다고 하면서 올 상반기엔 국적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지 개설 및 증편이 활발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취항지와 편수를 늘리는 것은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스케줄은 이미 잡아 놓고 실무진들은 모객하기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왠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노선 운영 문제다. 한 예로 2∼3년전부터 이야기로만 떠돌던 에어 인디아가 오는 7월중 서울을 취항한다고 한다. 운항노선도 뭄바이-델리-홍콩-서울로 노선 운영에 최대의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에어 인디아의 아프리카 및 중동노선까지 고려해 한국여행객들의 최대 수요를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대한항공이 이미 뭄바이 노선을 운영하고 있고 아시아나가 델리노선을 배분받아 방콕과 이원권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직항로를 개설한다고 한다. 각각 노선 활성화를 위행 여러 방법들을 강구하겠지만 노선 운영면에서 뒤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차피 뚜껑을 열어야 알겠지만 현재 양 국적항공사의 취항 정책을 보면 국적항공사끼리 경쟁하다가 외항사만 키워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취항지의 수요보다는 국내 수요가 중심이 되는 상황에서 제로섬 게임만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교통의 노선배분이 국익 우선의 득보다는 양 민항의 어깨세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인상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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