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전 유적 고스란히
이슬람 문화의 베일에 가리워진 나라 이란이 조용히 개방의 나래를 펴고 있다. 작열하는 태양, 사막, 낙타, 까맣게 뒤집어 쓴 챠도르 정도만 떠오르는 이란은 물질적으론 풍요롭지 않아도 풍부한 역사와 오랜 전통으로 무장한 정신적인 안정감과 자존심을 지니고 조금씩 외국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제개발계획에 의해 관광 산업 인프라 건설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고 다른 피부색의 외국인에게 수줍은 미소와 환영을 보이는 친절한 국민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란 관광의 중심지 테헤란(Tehran), 역사와 문화의 고장 쉬라츠(Shiraz), 풍요로움과 아늑함을 자랑하는 에스파한(Isfahan) 지역을 7박8일 동안 실시한 이란 팸 투어 현장을 본지에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아직 외래객의 손때가 많이 묻지 않은 신비의 땅이 지닌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관광상품화 가능성을 보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싸늘한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든다. 휘발유 냄새가 바람에 섞여 후각을 자극한다. 어둠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빌딩들, 길가에 늘어선 나무사이로 바람이 휘돌아 나가자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란의 헤르라버트 테허란 국제 공항에 도착한 첫인상은 이랬다. 사막, 모래바람, 작열하는 태양 정도만 연상했으나 예상보다 차가운 날씨가 먼저 반겨 옷깃을 여미게 했고 거리마다 높은 빌딩이 들어서 개발의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맥도날드, 피자헛, 코라콜라도 없는 바로 그것이 그들의 콧대높은 자존심을 실감케 했다.
돌아와 동료, 친구들에게 이란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키장이 있다고 하자 모두들 믿기 어려운 눈짓을 보였다. 그 사막과 폐쇄적인 나라에 뭐 볼 것이 있겠냐는 게 그들의 답이었다.
그러나 한 걸음 다가서서 본 이란의 인상은 달랐다. 세계에서 10대 안에 드는 풍부한 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기존의 관념을 깨고 신비로우면서도 우리와 닮은 이란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이란은 2천5백년전의 고대 유적과 시대별 이슬람 사원의 화려함과 변천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 개발의 열기가 사막 한가운데서도 일어나고 있는 곳. 4계절의 정취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며 스키장에서 약 2시간 가량 차를 타고 달리면 카스피해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해발 5천m가 넘는 다마반드산과 알람쿠산에서의 등산, 사막 트래킹과 사파리 투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이란의 매력이다.
변화의 도시 테헤란
이란 여행은 변화의 중심지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됐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호메이니 묘. 79년 이슬람 혁명과 함께 팔레비 왕을 몰아내고 이란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가 된 호메이니가 사망하자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 묘를 건립하고 성역화했다. 조그만 유치원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먼 지방에서도 이 묘를 찾은 이란인들은 화려한 색유리로 만들어진 방안에 안치된 묘를 향해 기도를 하고 성금을 넣는다. 현재 사원을 넓히는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며 주변에 국제공항과 리조트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호메이니가 얼마나 이란 국민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는지는 거리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그의 초상화가 사방에 걸려 있고 사원이나 공공장소에도 그의 초상화가 어느 것보다도 높게 걸려 있다. 사상적인 힘보다도 검소함과 소박함, 언행일치가 그가 이토록 존경받는 이유라고 사람들은 꼽는다.
테헤란 중심지에 넓게 분포된 시장(Bazaar)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페르시아 카페트와 금․은, 다채로운 수공예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사원 주위에 시장을 형성해 옛것과 새것이 교차하는 일반 국민들의 현재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테헤란에 다양한 박물관이 많다. 2천5백년 이상의 역사와 고대 동서양 문화 교류의 가교였던 이란은 실크로드의 한 부분으로서 무궁한 문화 유적을 자랑한다. 카자르 왕조의 궁전을 박물관으로 만든 코레스탄(Colestan)은 도자기, 무기류와 이란 곳곳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 외에 혁명전의 왕가의 보물을 전람토록 한 국립 보석 박물관, 이슬람 역사 전후의 예술품을 소장한 레자 압바시(Reza Abbasi) 박물관, 페르시아 문화하면 떠오르는 카페트를 전시한 카페트 박물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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