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여행업자들이 모이는 관광교역전에 가보면 한국사람들이 정말로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든다. 빠듯한 일정속에서 그렇게 바쁠 수가 없다.
최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개최된 관광교역전인 Trenz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Q사장의 일과를 보자.
새벽같이 한국식당을 찾아 해장국 한 그릇으로 전날 늦게까지 먹은 술기운을 달래고 골프장으로 향한다. 18홀을 한 바퀴 돈후 호텔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다시 점심식사. 물론 행사장에도 가야한다. 잠깐 들려 면담을 약속한 부스중에 시간이 허락하는 곳만 몇 군데 들려 간단히 「나이스 투 미츄」한마디 한 후 명함주고 받아 브로셔와 함께 적당히 구석에 챙기고 나간다.
행사장 근처에 어슬렁거리는 동족들을 몇 명 만나면 어제 뭐했는지, 어디가 좋은지를 은근슬쩍 물어본 후 자신의 스케줄이 더 좋으면 바쁜척하며 돌아선다.
저녁이 다가오면 드디어 Q사장의 세상. 현지 랜드사들을 차례로 불러내 꼭두새벽까지 확실하게 현지의 Night Life를 조사한다. 내일은 쇼핑센터와 약속이 있으니 정말 바쁘다
그야말로 새벽부터 새벽까지 몸을 돌보지 않는 강행군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현지 랜드사는 말할 것도 없고 관광청 대표들도 몸과 마음이 고달프다.
도대체 관광교역전의 주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자국의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세계의 여행업자들을 초대, 현지의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한 것이 주최측의 목적이라면 참가자는 고객들에게 보다 양질의 상품 제공과 새로운 상품의 개발을 위한 현지답사가 목적일 것이다.
평상시 보다 저렴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공급자를 찾으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지만 관광교역전은 그 나라의 관광관련업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자사 상품의 새로운 면모를 도모하는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과의 면담약속을 거리낌없이 깨버리고 현지업자의 접대속에 파묻혀 지내는 일부 여행사 대표들의 신선놀음에 우리 여행업 수준은 도끼자루 마냥 썩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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