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孝俊 칼럼] 항공기 客室의 正體(Ⅱ)
[金孝俊 칼럼] 항공기 客室의 正體(Ⅱ)
  • 여행신문
  • 승인 1996.03.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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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항공사의 3대 경쟁변수로 비행시간(속도)과 요금 그리고 서비스를 들었다.
항공기의 속도와 요금경쟁에는 한계가 있고 한번 싸구려 항공사로 낙인이 찍히면 그 오명을 씻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요금경쟁에 민감하기보다는 서비스 지향적인 경쟁에 쉽게 말려드는 속성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여객기에서 최초로 표준메뉴를 제공한 것은 1927년에 Air Union이었다. 파리-런던간에서 도버해협을 횡단(2시간)할 때 제공한 기내식은 오르되브로(hors doeuvres)에 이어 왕새우 요리, 닭고기, 햄, 사라다로 메인코스를 그리고 아이스크림, 치즈, 과일로 후식을 내고 샴페인, 적과 백 모르도 포도주, 하드리쿼, 음료수 그리고 커피로 끝내는 것이었다. 70년이 지난 오늘도 국제선의 기내식이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초의 기내식 경쟁은 30년전 북대서양항로에서 SAS와 Air France가 격돌한 「오르되므로 전쟁」으로 최고급 포도주와 전채(前菜)로 승객쟁탈전을 벌인 것이다. 서로가지지 않으려다 경쟁은 무리한 수준까지 이르러 급기야 자제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덕분에 승객들은 지상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최고급의 요리를 공중에서 포식했다. 결국 이 싸움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가운데 IAT가 중재하여 양사는 오르되브르의 칼로리 수준에 합의함으로서 막을 내렸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지역에서 어느항공사가 오르되브로에 캐비어(철갑상어알젓)인심이 후한지가 자랑거리였지만 80년대에 들어서면서 IATA의 협정요금 체계가 무너지고 항공사의 수지가 악화되면서 이제는 일정한 가격인상으로 기내식에 무리한 싸움을 거는 만용은 자제하고 있다. 지금은 평균하여 기내에서 한끼는 14달러 정도. 그러나 실제로 봉사료와 부가세가 붙지 않았으니 호텔에서라면 1만4천원이 되는 셈. 일등이나 비즈니스 클래스로 옮겨지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구미계통의 항공사들 사이에는 아직도 고급 포도주와 치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를 미끼로 고급승객을 유인한다. 아메리칸항공의 경우에도 대서양노선에서만 매일 1천5백병의 포도주를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항공사라면 포도주를 구입할 때 대개 4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소모량이 있는 공급원을 찾아야 함으로 아무리 고급이라도 양이 한정된 것은 사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기내식 전문가들은 코를 벌름거리며 전세계의 포도주 명산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저마다 자기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위신 때문에 기내식에 각별한 신경을 쓰며 음식을 통해 그 나라의 전통을 소개한다고 생각한다. 계절마다 메뉴를 바꾸고 다양한 국적인 승객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고민을 하며 메뉴를 바꿀때마다 푸드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과 코멘트를 받아 결졍한다.
중동의 회교국 항공사들처럼 기내에서 일체의 주류를 제공하지 않고 또 돼지고기는 싣지도 않는다. 그러니 이들의 양고기요리는 국제적으로 정평이 나있고 인도처럼 쇠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에서는 닭고기 카레가 일품이다. 대체로 일본 승객이 생선류를, 구미계통이 육류를 선호하나 한국승객은 외국항공기를 타도 타바스코를 찾고 일등이나 비즈니스클래스에서 서양인들이 침을 흘리는 치즈카트가 지나가도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수십년 묶은 고급 위스키만을 고집한다.
비행시간과 기내서비스는 묘한 관계를 가진 경쟁변수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극동에서 유럽항로에 앵커러지는 빼놓을 수 없는 중간기착지였다. 유럽에서 돌아오는 길에 앵커리지공항에 비행기 닿자마자 트랜짓 라운지로 달려가 맨먼저 찾는 곳이 우동가게였다. 얼큰 따끈한 우동국물을 목구멍으로 흘려 넣으면 긴 여행에 지친 피로가 눈녹듯 하고 마음은 어느 사이 아직 7시간이나 남은 서울에 와 있었다. 이제는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단축항로가 열려 한때 한국여객으로 붐비던 앵커리지의 우동가게는 먼 옛날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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