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계의 어느 공항을 가도 보안검색이 없는곳이 없다. 출국수속때 모든 승객은 문모양으로 생긴 금속탐지기를 걸어서 통과해야한다. 이때 금속성 물질을 소지하고 있으면 빨간색의 경고등이 반짝인다. 다시 보안검색요원이 휴대용 탐지기로 반응을 보인 물품을 확인한다. 또 승객의 휴대품도 엑스레이 투시기를 통과시켜 내용물을 확인한다. 모두가 항공기의 탑승객을 국제테러분자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김포국제공항에 금속탐지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2년으로 항공기에 대한 테러를 방지하려는 것보다는 조금 다른 사정이 있었다. 그해 6월15일 태국의 방콕 돈무앙국제공항을 출발하여 홍콩을 향하던 캐세이패시픽항공사 소속의 4발 젯트기 컨베어 880이 당시의 월남상공을 통과하던 중 공중폭발로 승객과 승무원 81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때는 월맹과 월남이 전쟁중이라 사고 항공기는 미사일에 맞았거나 미공군의 B52 폭격기와 공중충돌을 했을 것이라는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보름에 걸친 정밀조사 끝에 이 사고는 항공기의 앞날개 윗쪽에 가까운 좌석에서의 폭발물에 의한 것이라는 확증을 잡았다. 이 좌석을 중심으로 탑승객의 신원을 조사하던 중 방콕의 돈무앙국제공항에 근무하던 한 경찰간부가 보험금을 노린 사건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처와 딸의 이름으로 거액의 생명보험을 들어놓고 그들이 공항에서 탑승할 때 항공기의 좌석 밑으로 가방속에 시한폭탄을 장치했던 것이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 공항에 금속탐지기를 비치해 탑승객 전원이 신체검색을 받도록 하고 모든 휴대품은 엑스레이 투시기로 폭발물 유무를 확인하도록 했다. 그후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육영수 여사를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김포공항에서의 보안검색은 더욱 강화되어 일국여객도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 투시기 검색을 받게 됐다. 엑스레이 투시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거액의 미화를 몰래 숨겨 나가다가 발각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엑스레이 투시기의 판독능력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철선도 읽을 수 있는데, 백달러짜리에는 눈으로는 잘 식별되지 않는 가느다란 철선이 들어있어 미화반출은 꿈도 꿀 수 없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17일 뉴욕의 존·F케네디공항을 출발하여 파리의 샤를르드골 공항으로 향하던 TWA800편이 뉴욕의 롱아일랜드쪽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해 승객 2백10명과 승무원 18명 모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에 관련기관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발표가 없다. 만약 이 사고가 폭발물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에는 공항에서 여객의 보안 검색이 지금보다 더욱 엄해질 것임이 확실하다.
미국에서는 최신과학기술을 응용해 승객들이 검색대를 통과할 때에 마치 의사가 환자의 옷을 벗겨놓고 보는 것과 같이 옷 속의 몸을 환히 들여다 불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놓고도 사용을 망설이고 있다. 너무나 선명하여 남녀여객의 은밀한 곳까지 다 들여다 볼 수 있으나 미국의 소바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주장할 것이 뻔하다. 만약 앞의 TWA사건이 폭발물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거센 항의를 안전에 대한 보장으로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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