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연말은 어수선하다. 올해는 제2의 경제위기설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노사 등 어느 분야를 봐도 답답하지 않은 곳이 없다. 여행업계도 별반 사정이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패키지, 배낭 가릴 것 없이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돼 많은 여행사들이 울상이고, 몇몇 단거리 노선을 제외하곤 항공사들의 실적도 그저 그렇다. 급작스런 경기 위축으로 복항을 단행한 외항사들의 탑승률도 좋지 않다는 후문이다. 그런데도 업체간의 피 튀기고 자기 살을 도려내는 ‘살인적’ 경쟁은 여전한 것 같다. 일부에서는 뭐 하나 달라질 가망이 없어 보인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싹은 움트는 법. 다음 두 사람의 말과 생각에서 희미하게나마 ‘봄’을 느꼈다면 기자만의 ‘오버’일까?
희망 징후 하나.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해온 모 항공사 지사장은 점심식사 도중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요지의 말을 건넸다. “최근 위기다 위기다 하는데 맞는 말이지만 차분히 헤쳐나가면 극복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이런 어려움이 한 두 번 있었던 게 아니다. 그래도 다 극복했다. 물론 자만하면 안되겠지만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희망 징후 둘. 무선 솔루션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는 한 IT 업체의 29살 ‘젊은 사장’은 또 이런 말을 했다. “최근 수익성이 신통치 않다는 이유로 인터넷 환경에 미온적인 여행사들이 있는 걸로 알지만 그건 너무 단선적인 생각이다.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얼마 전 몇몇 젊은 여행사 직원들을 만나보니 여행업의 미래도 결국 IT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무선 솔루션을 여행업에 접목시킬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외견상 별로 공통점이 없다. 한 사람은 환갑을 앞둔 업계의 베테랑이고 또 한 사람은 30줄에도 접어들지 못한 패기만만한 ‘원외인사’다.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여행은 영원한 테마고 위기는 기회라는 것.’
어렵다. 그래도 희망이다.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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