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마지막 기자수첩을 장식하게 됐다. 10대 뉴스 선정에,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팀별로 결산기사까지 쓰다 보니 정말로 이제 마지막이구나 싶다.
매일 서너장식 날라오는 크리스마스 카드나 이메일에 답장은커녕 감사 전화 한번 못 챙기는 무심함에 자책하며 남은 몇 일을 또 흘려보내려나. 2000년 마지막 기자수첩이라는 명분으로 은근슬쩍 한 해 정리를 겸한 고해성사 해보자.
식상한 멘트지만 되돌아보면 전문지 기자로서 부끄러운 점도 많고, 과분한 대접에 감사했던 적도 많았다.
아무 이해관계 없이 바쁜 중에도 두서 없는 기자의 질문에 정성껏 응대해주신 많은 사장님들과 여행사 직원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기본기도 없이 인터뷰며 취재를 하겠다고 달려온 기자를 대하는 것은 얼마나 답답한 일이었겠는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부단히 노력하는 젊은 여행인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열악하다거나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 말로 싸잡아 종합 평가되어 버리는 여행업계에서, 인식을 높이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그 뜻이 새해에는 성과가 있기를.
개인적으로는 여행사 대리점 운영문제를 전화 취재할 때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기사 써서 무엇하겠냐는 어느 직원을 올해가 다 가도록 만나보지 못해 아쉽다.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전문지와 전문기자의 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기자수첩의 사진만 보고도 친근한 사람들처럼 기사에 대한 질문과 격려,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신 독자들도 큰 스승이었다.
직업상 좋은 얘기보다는 업계의 어두운 면을 먼저 이해해야 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마음이 어두워지셨던 독자 여러분에게는 사과의 인사를 전하며 새해에는 좀 더 밝은 기사와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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