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작성되는 관광통계 중 외래관광객 수는 희한하게도 감소는 별로 없고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자치단체에서는 그 지역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느냐에 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관광객 수를 추정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담당자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추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 보니 다음 해의 수치가 항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외의 많은 학자나 실무자들은 우리 나라의 통계가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계는 사실과 가깝게 수집되어야만 통계응용이 설득력을 갖게 되는데, 기본통계가 잘못되니 이를 응용하여 예측을 하거나 시설개발을 할 때 엉뚱한 결과치를 생산하게 된다.
지역의 관광통계가 부정확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관광정의에 대한 혼돈으로 많은 경우에 집 근처의 공원을 방문하는 주민도 관광객으로 둔갑된다. 둘째, 행정기관에서는 통계조사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고, 게다가 조사방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의 부족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는데 실패하곤 한다. 셋째, 예산을 배려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거나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관광통계의 이용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미국의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관광연구센타에서는 여러 여가활동(관광, 공원방문, 낚시, 사냥, 보팅, 캠핑 등)에 참여하는 사람 수, 지출금액, 참여동기 등의 통계를 주 정부의 예산을 받아 매년 조사한다. 이러한 통계를 미시간 주 뿐만 아니라 다른 주의 정부기관, 연구기관, 관광관련 기업 등에 판매하여 시설개발, 상품개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한다. 이러한 통계를 수년간 모아 놓으면 정확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이점이 있어 현실에 부합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관광통계의 이용가치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국민여행실태조사를 통해 관광객 이동통계를 추정하고 있으나 각 지역을 대표하는 표본이 너무 작아 지역의 이동통계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 한 개의 도를 대표하는 관광객 표본을 50명 미만으로 사용한 적도 있다. 설령 표본 수를 크게 한다해도 지역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 조사한 결과와 비교하면 정확성이 떨어진다. 관광객 이동통계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는 관광활성화와 이를 통한 지역발전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사안이므로, 보다 정확한 관광통계 작성을 위해서는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이 요구된다.
지식기반산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기초통계부터 튼실해야 한다. 기초통계를 다년간 수집한 자료집을 발간하면 학술적인 연구에도 도움이 되지만 관광계획 및 개발에는 절대적으로 귀중한 정보이다. 그래서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한데 관광통계 조사를 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관광통계는 여전히 부정확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대구광역시에서는 관광통계의 가치를 인식하여 실체에 근접하는 관광객 이동통계를 추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러한 노력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cc.kei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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