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장관-.
오늘의 주제는 남북한 관광교류의 본격추진에 대한 제언입니다. 근 반세기 동안 극한적인 적대관계에 있던 남북한이 「기본합의서」의 채택 등으로 인적교류가 봇물이 터지듯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치적인 화해 무드의 조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남북한간의 인적교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부터 올 6월말 현재 남북한이 공식적으로 집계한 양측의 인적교류 현황에 따르면 우리측의 5백20명과 북측의 5백59명이 각각 상대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북한이 관광교류를 전제로 인적교류를 성사시킨 것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남북한간에 쌓여있는 산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우선 순위에서 관광교류 문제가 뒷전으로 밀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관광교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위적인 장벽인 휴전선이란 남북의 경계선을 마음속으로 허물게 하는 등 이의 실현이 오랜 이념과 체제의 편견들을 제거하는 한편 수많은 불신의 커튼을 걷어 낼 수 있는 청량제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한다면 못내 서운한 일면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북한의 유일체제 유지용정책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때마침 북한의 정무원 부총리이자 대외경제 협력위원장인 金達玄이 서울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金의 서울방문은 북한이 대남경제 정책에 있어 어떤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남북간 경제교류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경제교류의 한 파트라고 할 수 있는 남북간의 관광교류에도 모종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북간의 관광교류를 촉구하는 것은 세계 유일의 폐쇄사회인 북한의 개방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데다 남북연계 관광상품의 개발이 우리의 관광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남북의 관광교류가 본격화된다면 이를 통한 반사이익은 독일의 통일이 증명하고 있듯이 이념과 체제라는 극단적인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모멘트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며 우리 민족의 숙원인 국토통일의 드라마를 창출하는 산파역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업계에서는 한때 남북연계 관광이 본격화된다는 설이 파다했습니다. 우리측 관광업계가 흘린자료를 보면 남북한간의 관광교류는 이산가족의 왕래-외국관광객의 남북간 왕래-일본내 북한 관광상품의 유치-남북한 관광상품의 연계홍보 및 판매-관광단지 공동개발과 공동상품의 판매 등의 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의 해외여행 창구인 금강산 관광주식회사가 공개한 자료는 한국인들에게 백두산과 금강산 관광을 허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것 하나 실현된 것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측의 체제수호적 차원의 對南관광접근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이런 저런 전후사정을 고려하여 관광당국은 이번 金의 서울 방문에 때맞춰 기회가 있으면 남북연계 관광 루트의 개발이 남북경협의 한몫을 독특히 할 뿐 아니라 북한이 원하고 있는 美·日등과의 관계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경험이란 자유로운 인적교류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美·日등 자유세계 거주민들의 북한왕래가 빈번하면 할수록 북한과 이들 나라 사이의 관계정상화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관광이라는 상품이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여 이해를 촉진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관광당국은 남북한 관광교류 마스터 플랜을 작성할 때 특별히 간과해서는 안될 사안이 있습니다. 그것은 남북한간의 특수관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남북한 관광교류 마스터 플랜은 남북한 기본합의서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의 진전과 평행하는 선에서 이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남북한 관광교류 문제를 궁극적으로 남북고위급 회담의 정식의제로 상정, 관광객의 신변안전, 출입절차관리, 대금결제, 투자보장 등 관광교류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한 관광교류 협력합의서」체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내국인의 對北관광이 차질없이 이뤄질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주민들의 對南관광은 현재 북한의 체제나 부족한 외화사정 등을 감안할 때 먼훗날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지금 남북한의 주민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서로 상대방 지역을 방문, 그곳의 생활을 실지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우리체제인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입증하고 북한체제인 사회주의의 모순을 실제로 비교하는 데에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의 풍요로움을 보여준다는 것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무공해 청정산업인 광광산업의 최고책임자로써 시의적절한 對北관광교류 확대방안을 마련, 이를 실행함으로써 우리에게는 잊혀져가는 북한풍물과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오랫동안 그들의 눈을 가리고 있는 장막을 걷어낼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창출을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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