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이점은 다목적이면서도 순수한데 있다. 관광이란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풍경과 문물제도를 구경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관광개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미지의 세계에 접하므로써 보다나은 내일의 생활설계를 위한 삶의 재충전 기회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외화획득의 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그 나라 경제발전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관광산업에 이러한 다목적 개념이 도입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후 그전까지 수용적인 면만 고려했던 수동적 입장에서 탈피한 이후부터이다.

중국 주나라 시대의 易經에「觀國之光 利用 于王」이라는 말이었다. 그 뜻은 다른 나라의 光華를 보기 위해 여러 나라를 순회 여행하는 이동의 개념과 다른 나라를 순방하며 그 나라의 토지, 풍속, 제도, 문물의 관찰을 행하는 견문의 확대 및 자국 대도의 설계라는 국가행정 목적의 3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용어로서의 관광개념은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을 「투어리스트」(Tourist)라고 하는데 이것은 즉 「투어」(Tour)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관광객은 자기의 거주지를 일정기간 떠났다가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동서냉전 체계가 종식된 지금 국제관광산업은 어떤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침체현상과는 대조적으로 국제관광산업은 계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관광기구(WTO)추산에 의하면 세계의 관광인구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 세계의 유명 관광지에는 이념과 정치, 피부색깔에 관계없이 언제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 기구는 지금과 같은 국제관광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는 2010년에는 현재의 2배에 달하는 약 10억 여명의 관광객이 전 세계를 누비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시작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우리와 국교가 단절된 대만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외래관광객의 47%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관광객 마저 자국내의 경기침체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잇따르고 있어 관광업계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인과 일본인들의 관광목적 방한이 크게 감소한 것은 이들의 출입국 현황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8만 명이 내한했던 대만 관광객은 한·중 수교 직후인 9월에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90%가 줄었으며 일본인 관광객은 8∼9월 두달동안 4만6천3백9명이 방한,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30%나 감소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계절적으로 본격적인 관광시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관광업계가 이 같은 시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무주, 제주도, 내장산, 설악산 등 전국의 유명관광지에 관광객을 감시하는 수사 반이 상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이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정당이 「당원연수」등을 빙자한 「선심관광」을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이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한 사람들이다.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례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일부정당의 「선심관광」제공 때문에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자기도 모르게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외국관광객들이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리나라의 이미지 마저 흐리게 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하겠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일부 대통령 후보들이 대통령 선거법을 무색케 하고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선거운동 기간에만 할 수 있는 각종선거운동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데서 이러한 현상을 일어나고 있다. 「선심관광」단속도 이 때문에 시작되었다. 신성해야할 선거운동이 우리의 관광지까지 오염시켜서야 말이 되는가.

현행 대통령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운동 기간은 당해 후보자가 등록을 한날부터 선거전날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탈법적인 선거운동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선심관광」이 다목적이면서 순수한 관광의 이점을 흐리게 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겠다.

<연합통신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