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시집보낸 집에서는 사흘 밤 동안 촛불을 끄지 않는다. 서로 헤어진 것을 생각해서이다.
며느리를 맞이한 집에서는 사흘 동안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다. 어버이에 대신해서 집안을 이어받게 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혼례에 있어 신랑이 신부의 대문을 먼저 나와서 신부를 인도하고 신부는 이에 따르는데, 부부의 의리가 이에서 비롯된다. 부인은 언제나 남을 따르는데 어려서는 부형을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른다. 부(夫)라는 것은 장부(丈夫)이다. 장부는 지혜를 가지고 사랑을 거느리는 자이다.

천자나 제후가 여우의 흰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을 때에는 비단옷으로 만든 웃옷을 입는다. 호백금의 또는 금의 호구라고 하여, 천자가 입는 예복의 하나인데, 제후도 천자를 뵈올 때에는 입는다. 사(士)는 호백구를 입지 못하고, 대부(大父)도 호백구는 입지만 금의는 입지 못한다.

금의(錦衣)는 복제상(服制上) 천자나 제후만이 입을 수 있어서 오늘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금의환향이라는 말도 실은 제후나 대부정도의 출세를 하여 비단옷을 입고 고향을 찾는다는 뜻이지마는, 지금은 일반적으로 출세한 것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대학의 교수법에 네 가지가 있다. 학생의 악습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을 때 금지하는데 이것을 예법(豫法)이라고 하며, 학생일 발분 하여 알기를 구할 때에 때맞춰서 알려주고 가르쳐 주는 것을 시법(時法)이라고 하며, 또 학생의 지력 정도를 넘지 않게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손법(孫法)이라 하며, 학생 서로간에 언행을 관찰하여 선을 따르게 하는 것을 마법(摩法)이라고 한다. 이 네 가지는 교육이 흉융하는 근본이다.

배우는 자에 네 가지 잃는 것이 있는데 가르치는 자는 반드시 이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배우는데 있어 견문이 너무 많아 넘쳐서 허물이 되는 점이 있고, 혹은 듣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못 미치는 흠이 있고, 혹은 학문의 내용이 너무 쉽다고 여겨 너무 높이 치닫는 허물이 있고, 혹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발분 하지 않고 중지하는 흠이 있다.

이 네 가지는 마음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마음을 알고 난 뒤에야 그 흠을 잘 구해주어야 한다.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그 선을 늘려(길러)주어서 그 흠을 구해 주는 것이다. 무릇 학문의 길은 스승을 어떻게 존경하느냐에 어려운 점이 있다. 스승이 존경된 후에야 그 도가 존경되고, 그 도가 존경된 후에야 백성이 학문을 공경할 줄 아는 것이다.

군자가 이르기를 큰 덕이 있는 사람은 한가지 재주에 머물지 않고 어떤 직책을 맡겨도 잘 처리하고, 성인의 큰 가르침은 일정한 그릇이 아니어서 외곬으로 쓰이지 않고, 크게 신뢰받는 사람은 기약(약속)을 하지 않아도 신용을 얻고 천시는 사계절, 밤낮, 한서, 풍우가 있듯이 가지런하지 않고 원기가 흘러간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