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겸심을 갖고 제사지낸다. 그러므로 이 네 가지 원리를 잘 살펴 그 까닭을 알아서 사물의 근본에 뜻하는 바 있어야 한다. 먹다 남은 밥(음식)은 제사 지내는데 울리지 않는다(비록 임금이 준 것이라도)아버지가 먹다 남은 음식으로 자식을 제가 지내지 않고, 남편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아내를 제사 지내지 아니한다.

제사에 임해서는 게을리 하지 않고 공경을 다한다. 제복이 헤어지면 이를 불태우고, 제기가 깨어지면 이를 땅에 묻는다. 상중에는 삼 년 동안 종묘(선조)에 제사 지내지 아니하고, 제사는 풍년이라 하더라도 사치하게 아니하며, 흉년이라고 해서 검박 하게 하지 아니한다.

상은 흉례이고 제는 길례로 삼기 때문에 길흉을 함께 할 수 없어, 삼년상이 마칠 동안에는 제사들이 아니하고, 다만 천지 사직의 제사는 존귀한 것이어서 상중이 라도 제사지낸다. 지자는 선조의 제사를 받들지 않는다. 공자말씀이 비록 종묘제사라 하더라도 일이 있어 제사의 때를 넘기면 제사 지내지 않는 것이 예이다.

무릇 신을 제사할 대에는 그 용모와 안색이 제사를 받는 신의 보듯이 공경스럽고 온화해야 한다.
제사란 자주함을 원치 않으니, 자주하면 번거롭게 되고 번거로우면 귀찮은 마음이 생겨 공경하지 않게 된다.

제사란 소홀히 함을 원치 않으니 소홀히 하게 되면 게을러지고 게을러지면 잊어버리게 된다. 이 때문에 군자는 천도에 맞도록 제정하여 춘추이제로서 사철의 제사를 대신했다. 무릇 사람을 다스리는 길로서 예보다 급한 일인 것이 없고, 예에는 오경이 있으나 그 중에서 제례가 더 중하다.

제사랑 어버이가 돌아가신 뒤 그 미처 다 하지 못한 봉양을 뒤이어서 하고, 다하지 못한 효도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효자로서 어버이를 섬기는 길이 세 가지가 있는데, 어버이가 살아 계실 때에는 봉양하고, 돌아가셨을 때에는 그 상복을 입고, 상이 끝나면 제사를 모시는 것이다.

그리하여 봉양할 때에는 그 도에 순응하며, 상을 입을 대에는 진실로 슬퍼해야 하며, 제사 지낼 때에는 공경을 다해야 한다. 부모가 돌아가신 날에는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이것을 종신지상이 군자에게는 있다고 말하는데, 제삿날에 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이날을 상서롭지 않은 날로 꺼려서가 아니라, 어버이를 추모함이 극진하여 사사로운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밥(또는 국과 밥)은 제후이하 서인에 이르기까지 차등이 없다. 살아있는 자를 알면 조사를 말하고, 죽은 자를 알면 상사를 말한다. 살아있는 자(상주)는 알고 죽은 자를 알지 못할 때에는 조사만 말하고 상사를 말하지 않으며, 죽은 자만을 알고 살아 있는 자를 모를 대에는 상사를 말하고 조사는 말하지 않는다.

무덤에 갔을 대에는 봉분 위에 올라서지 않는다. 장례를 도우려면 반드시 상여 줄이나 관을 운반하는 줄을 잡아야 하며, 남의 상사에 가서는 웃지 않는다. 남의 상을 조문하면 이날은 음악을 듣지 않는다. 무덤에 갔던 날(무덤에 가서는)은 노래하지 아니하고, 남의 죽음에 곡한 날에도 노래하지 않는다. 조상을 행한 날에는 술 마시지 않고 고기를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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