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교 칼럼] 외래관광객과 XX탕
[이정교 칼럼] 외래관광객과 XX탕
  • 여행신문
  • 승인 1993.0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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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식점에서 생긴 일이다. 그날은 날씨가 꽤 추웠다. 기온의 급강하 때문인지 이날의 점심시간은 각종 탕요리 전문음식점이 크게 붐볐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탕 전문요리집도 그중의 하나였다.

과거에는 겨울철의 경우 ++탕 요리집이 그렇게 인기가 없었으나 요즘에는 계절과 관계없이 이들 음식점에 그런대로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세태가 많이 변했다고나 할까. 구태여 한가지 특이한 것을 든다면 이들 음식점들이 겨울철에 한해 복매운탕을 곁들여 팔고 있다는 점이다.

**탕 음식점 경영자들이 여름한철의 호황에 대비하면서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은 겨울철에 한해
특정음식을 함께 판매함으로써 그 손실을 그런대로 보전하려는 상술에 따라 이런 음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성은 맵고 짜고 뜨거운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복매운탕은 **탕 음식점 경영자들이 이 요리를 먹지못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으로는 안성마춤의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겨울철은 복매운탕의 계절이 아닌가.

그런데 그날 그 **탕 전문음식점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때마침 서구풍의 외국인 관광객 3명이 그 음식점에 들어선 것이다. 남자 2명과 여자 1명의 이 외국인 관광객은 음식점에 들어선 후 마침 비어있던 난로가의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집 종업원에게 손가락 3개를 들어보이며 음식을 주문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손가락으로 3인분의 음식을 주문한 것이다.

음식점에서는 이들에게 복요리 3인분을 제공했으며 그 외래관광객들은 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자리를 떠났다. 이 상황을 위기일발의 분위기였다고 표현한다면 과장된 것일까. 만약 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맛있게 먹은 요리를 제공한 음식점이 **탕 전문요리집이 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그들은 집에서 기르던 개가 죽으면 장례식을 치러주고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개에게도 유산을 물려주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영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이 한국의 **탕 식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올림픽을 보이코트해야 한다면서 범세계적인 운동을 전개한 것은 그들의 식문화와 우리의 식문화에 차이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상당수의 우리국민들이 즐기고 있는 **탕은 아직 국내에서 음식으로써 정식대접(?)를 받지못하고 있다.

우리의 식품 위생법이 이 음식을 혐오식품으로 분류, 이의 판매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반짝규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대제전인 올림픽을 전후하여 뒷골목으로 사라졌던 **탕집이 하나 둘씩 다시 도심지로 진출, 예나 다름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일부 업자들이 국내의 **탕용 고기값이 상당한 수준에서 거래되자 가격이 싼 중국산 개고기까지 수입하는 추태를 연출하고 있다.

수입된 이 고기는 통관절차 과정에서 폐기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추태가 우리 국민들의 **탕 선호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한 단면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세계각국에서 그나라 나름대로의 식문화가 있다. 그 식문화 중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음식이 존재하는 것도 당연하다. 지역 인종 환경 경제사정등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식문화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식문화중 어떤 것은 우리 기준으로 본다면 역겹고 더러운 것도 많을 것이다. 이에 비례하여 본다면 우리의 식문화중 외국인들이 가장 기피하는 음식은 **탕이 단연 으뜸으로 꼽힐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탕 문화도 이제는 개선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지금 외국을 의식하여 **탕을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행정당국의 조치에도 문제가 있고 전세계인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음식을 우리가 계속 즐긴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우리 전래의 식문화를 유지하고 외국인들에게는 혐오감을 주지않는 그런 **탕 문화의 정착 방안은 없을까.

가능하다면 우리국민들의 식문화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연계시켜 이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대전 EXPO , 한국방문의 해 등과 관련하여 외래관광객의 방한러시가 예상되는 이 시점이 **탕 문제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그런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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