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도의 정착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우리의 해외여행 자유화도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된 후 몇 해가 지났는데도 원래의 목적에 빗나가는 행동을 다반사로 하고 있는 미꾸라지형의 일부 해외여행자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데서도 이는 뒷받침되고 있다.

미꾸자리형의 해외여행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변칙과 탈법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외화 및 한화의 밀반출 사건을 둘 수 있다.맑은 냇물에 흙탕물을 튀기는 미꾸자리처럼 이들은 해외여행 자유화의 근본취지를 망각한 개인적인 이윤추구의 목적달성을 위해 많은 돈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등 해외여행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김포공항 경찰대 집계를 보면 지난 한했동안 해외여행자들이 외화 등을 밀 반출하려다 적발된 사건은 그전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외화밀반출이 702건에 121억1500만원으로 전년의 4백 63건 85억원에 비해 건수는 51.6% 금액으로는 42.3%가 증가했다. 또 국내은행발행의 당좌수표 어음 등을 포함한 한화불법반출은 41억 3800만원으로 91년의 6억에 비해 무려 여덟 배나 급증했다.

적발된 외화 및 한화밀반출액이 이렇게 많은 데 적발되지 않고 해외로 유출된 돈은 또 얼마나 많을까. 생각만 해도 분노가 치미는 현상이다.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나가 어디에 쓰자는 것일까. 모르긴 하지만 불법적으로 반출된 돈의 대부분은 우리의 국익과 아무런 영연관이 없는데 쓰여질 것이 뻔하다.

향락이나 사치풍조에 들떠 외국의 환락가에서 즐기는데 사용되거나 엄청나게 비싼 고급외제품을 구입하는데 소비될 것이다. 또 일부자금은 밀수 등에 사용되는 등 검은 돈으로 둔갑까지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피땀을 흘려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이의 대가로 국부가 엄청나게 늘어나 지난 91년 의 경우 국민총생산이 세계15위를 기록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국민적 생산수준이 우리가 동경의 눈으로 쳐다보았던 호주 네델란드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에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세께 곳곳을 유람 할 수 있는 여행자유화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자꾸만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외화 및 한화밀반출 사건 외에도 일부 어글리 코리언의 파행적인 해외관광여행 형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씀씀이는 정평이 나있다. 미꾸라지형 해외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외국에 나가기만 하면 돈을 마구 쓰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개선이 있었다는 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외국인에 비해 과다한 외화로 출국한 내국인은 모두 204만 4천명에 달한다. 이들이 1인당 해외에서 소비한 외화는 1832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달러소비는 전년도 이천39달러보다는 10.2%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외화 소배액인 천 4달러와 비교해 보면 무려 800여 달러나 많은 것이다.

우리의 헤픈 씀씀이와 외국인의 알뜰관광쇼핑이 대조되는 사안이라 하겠다. 이러니 우리의 관광수지가 개선될 수 없다. 지난해 우리의 관광수지는 공식적인 수치로 나타난 것만도 4억8천만 달러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합법적인 환전절차를 거친 돈을 계산한 것일 뿐이다.

비합법적으로 빠져나간 돈까지 계산한다면 적자의 폭은 눈덩이처럼 불어 날수 있다는 것을 염부에 두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가정을 하는 것은 미꾸라지형 해외여행객등을 겨냥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매년 1월 하순이 되면 지난해의 각종통계자료가 발표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통계자료를 작성하는 것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참고자료가 될 뿐 아니라 잘못된 부분의 시정을 위한 지푤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종 통계는 그 목적에 충실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우리의 관광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난해의 각종 관광통계를 철저히 분석, 미꾸라지형 해외여행자 근절방안의 마련 등 보다 합리적이고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연합통신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