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32년을 기다려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역사적인 문민정부에 입문한 이계익 교통부장관에게 먼저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새정부는 앞으로 강력한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관은 여기에 선택받은 인물이라고 평가됩니다.

특히 관광업계에서도 이 시대를 맞아 교통행정의 총수가 된 이 장관을 환영해 마지않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 85년부터 89연초까지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을 맡았습니다. 재임당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을 관광올림픽으로 승화시키면서 관광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인식했으리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화획득의 보고인 관광광산업은 주관 부처인 교통부가 확고한 정책비전도 없이 갈팡질팡해 왔기 때문에 오늘의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되었다고 봅니다. 관광행정은 항상 유관부처에 질질 끌려 다녀 소비성 향략산업으로 관광업계가 매도되었는가하면 관광산업의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관광진흥법은 제약과 처벌규정으로만 일관돼 있어, 관광이 국가전략산업이란 정책은 허울뿐이었습니다.

이 장관. 이제는 변화보다는 과감한 개혁을 추구할 때입니다. 변화는 기존의 범주내에서 그 형상이나 성질이 약간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개척은 기존의 것을 뿌리째 없애버리고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새 정부는 이 같은 개혁의 당면목표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합니다.

이 장관은 85년 당시 관광공사사장에 부임하자마자 일부 직원들의 비난도 아랑곳없이 25년동안 관광공사를 상징해 왔던 로고를 하루아침에 바꿨습니다. 올림픽에 대비해 만들어 놓았던 관광안내센터전시관도 곧바로 뜯어 도치고 각층의 칸막이 사무실도 없애버렸습니다.

또 관광공사가 국제적인 관광행사에 나갈 때마다 대동했던 무용단을 사물놀이패로 대체시키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모든 것을 사장으로서의 관광공사의 일대 개혁을 의미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장관. 한국관광은 지금 해외여행자유화 5년째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관광객은 3백 23만 1천81명이 들어와 32억 5천 8백 75만 9천달러를 쓰고 갔지만, 반면에 우리국민의 해외여행자수는 2백 4만 3천 2백 99명으로 37억 6천 3백 34만 1천달러를 써 5억 4백 58만 2천달러의 관광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 2년째 이어지는 관광수지적자를 회생시키는 중차대한 사명감을 이장관은 짊어졌습니다.
이웃 일본을 비롯하여 외래관광객은 침체상태입니다. 민간기업인 여행업체도 날이면 날마다 파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도 커 여행사서 송객받는 관광이용 시설업들도 함께 문을 닫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장관은 공직을 맡기 전에도 공직을 떠난 후에도 언론매체에서 경제해설을 날카롭게 해왔습니다. 그러므로 관광을 알고 더군다나 경제를 꿰뚫는 이 장관에 대한 관광 업의 기대는 큽니다.
단일사업으로서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국위선양차원에서도 관광수지가 무역수지에 버금가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장관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 활성화는 민간기업 주도형이 돼야 합니다. 이는 사업자단체를 구심점으로 모든 행정지원이 인색해서는 안됩니다. 수렁에 빠진 한국관광 재도약의 길은 올해의 대전엑스포와 내년의 한국방문의 해를 88올림픽때의 경험을 살려 이 장관이 슬기롭게 치뤄내느냐 하는데 그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이 장관. 그러기 위해서는 관료적 냄새가 풍기는 현행 관계법들도 개혁차원에서 손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교통체증으로 빚어지는 교통손실비용이 지난해 5조원이나 됐다고 하니 이 분야에도 각별한 매스를 가해주길 바랍니다. <김병태 본지 편집국장>"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