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지금 된장 간장 김치가 잘 팔리고 있다 한다. 샐러리맨들이 그 동안은 퇴근 후 밖에서 먹던 저녁을 불황으로 곧장 집에 들어와 먹는 횟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정부가 비축한 달러를 소모하기 위해 국민의 해외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스스로 불경기를 극복한다는 마음가짐에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회사 카운터는 텅텅 비어있다고 한다.

주변 환경에 여간 민감한 일본 사람들이 아니다.
그 여파는 지난해 연말부터 우리 관광업계에 직접 와 닿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객의 60%를 점유하는 최대의 인바운드시장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일본인 관광객의 성장추세가 우리의 전체외래객 성장추세를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이 컸었다.

그래서 우리의 해외관광정책은 시장다변화도 중요했지만 잠재력을 갖고 있는 가까운 일본 시장에 대해 진흥차원의 집중공략을 펴 왔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아직도 집안에서 김치와 된장국에 저녁을 먹으면서 좀처럼 외식을 안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우리의 인바운드 시장 점유율이 40%선을 넘지않고 있어서다.

1,2월 두달동안의 외래객 42만8천4백77명중 일본관광객은 정확히 17만7백98명. 지난해 같은기간 20만3백2명이 입국한데 비하면 14.7%가 준 셈이다. 이처럼 일본관광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연간 1천1백만명 이상을 내보내고 있는 일본관광시장의 점유율도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숫자는 12∼14%선에 불과하다.

1천만명이 넘는 일본인 관광객중에는 해마다 첫 해외여행길에 나서는 사람이 60%이상 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 전략을 짜야한다. 이들에게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상품화시켜 나가야 한다.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발굴, 우리만이 갖고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그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보를 앞세운 판매전략도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광홍보정책은 그렇지 못하다고 여행업계는 개탄하고 있다.
여행업계가 가장 관심갖고 있는 대전엑스포의 홍보도 그렇다. 침체된 일본관광객의 회복을 여행업계는 곧 있을 대전엑스포에 기대하고 있지만 일본 현지에 가보면 대전엑스포에 대한 반응은 냉랭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형 여행사들이 아직도 대전엑스포에 대한 관광요금을 내놓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선진 일본은 엑스포가 연중행사처럼 치러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푸념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지배적인 지적이다.

거국적 행사에 홍보는 소극적이다. 현지 TV광고도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하니 일본 여행업계가 대전엑스포 관광상품을 기획, 판매하는데 성의를 보이겠느냐는 것이다. 엑스포 역사상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공인엑스포로 1백12개 국가가 참가신청을 내 전문엑스포로서는 사상 최대규모라고 하지만 외국인관람객이 충족되지 않으면 집안 잔치가 되고 말 것이다.

엑스포 조직위가 외국인 관람객 60%를 일본지역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국내 여행업자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판촉전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엑스포 기간동안 목표했던 일본인 관람객 30만명이 엑스포도 구경하고 한국을 관광하고 간다면 여행업계에도 다소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김병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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