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고대로부터 지역적 인접성과 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오랜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서간 냉전체제 아래서 40여년이 넘게 공식관계없이 비정상적인 상태하에 있었으나 지난 8월 24일 북경에서 양국의 외무장관에 의해 양국간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그날부터 우리나라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됐다.

더우기 한중수교후 불과 한달 남짓한 지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우리국가원수가 사상 최초로 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하여 양상곤 주석과 정상회담을 비롯하여 강택민 당총서기, 이붕 국무원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과 한중 양국관계의 증진방안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지난 40여년 간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호혜평등에 입각한 새로운 선린우호 협력관계로 나아가는 첫장을 열게됐다. 또한 기존의 민간무역협정과 투자보장협정을 정부간 협정으로 대체하고 과학기술협정과 경제무역기술공동위원회 설치협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항공 및 해운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기로 함으로써 양국간의 교역과 경제협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튼튼히 구축했다.

이번 한중수교의 의의는 88년 이후 4년여동안 한국 정부가 추구해온 북방외교가 마무리되어 동북아시아 냉전체제의 종식을 예고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적 통일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데 있다.

▶한중 경제관계의 발전
양국 정부는 지난 9월말 노태우 대통령의 중국방문 기간 중 앞에 언급한 제반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경제, 무역,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한중 양국은 그간에도 경제의 상호보완성에 따라 무역등 경제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여 왔는 바 금년중 양국간 무역은 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과의 교역은 89년 초 소규모의 간접교역이 시작된 이래 매년 증가되어 90년에는 38억달러 91년은 58억달러로 급증해 왔다. 중국은 이제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제3교역 상대국이 되었으며 우리나라는 중국의 7대 교역 상대국이 됐다. 우리의 대 중국 투자도 지난 8월 현재 허가 기준으로 총 2백 95건, 약 2억 6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경제 성장과정에서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을 상호 교환하는 것이 각국의 경제발전에 유익하다는 데 양국 지도자가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중국의 제 8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양국은 경제교류 및 협력이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한중 양국은 금번에 체결된 협정에 따라 한중 경제, 무역, 기술협력 위원회를 구성하여 양국 정부간 경제교류 및 협력에 있어서의 제반 현안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협의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미 체결된 경제관련 협정에 추가하여 이중과세방지협정, 항공협정, 해운협정 및 어업협정 등 제반 협정의 조속 체결을 추진하여 양국간 경제협력 통상증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양국은 명실상부한 경제파트너로서 상호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게 된다.

▶한중 항공관계의 발전
중국은 실용주의와 개방정책에 따라 외화수입의 방편으로 외국관광객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92년은 「중국 방문의 해」로 정해 전국 곳곳에서 특색있는 축제행사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92관광전람회」도 그 중의 하나였다.

지난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중국교역전람회관에서 열려 4백50개 부스에 6천여명의 전문업자들이 참석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이 행사는 중국관광업계의 가능성과 관광성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구구 관광처 부처장 Guo Wen Biu씨는 91년의 관광수입은 전년보다 26%가 증가한 28억달러였고 올해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2년 전반기에만 해도 17억천만달러로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억달러가 증가한 수치로 목표액보다 57%의 증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9백60만㎢의 광활한 국토와 절경을 이루는 산수를 비롯해 56개 소수민족의 음식, 의상, 풍습은 물론 오랜 역사와 문화자원 모두가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달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공물 만리장성, 중화사상의 근간이라 할 자금성, 천하절경 계림, 동양의 베니스 소주, 서호가 있는 항주, 양자강과 황하, 실크로드 등 자연과 인간의 역사가 호흡하는 대형관광지 만도 손을 꼽기에 벅찰만큼 다양하다.

중국내 호텔은 현재 2천1백30개에 23만개의 객실을 구비하고 있다. 이중 9백 1개의 호텔이 외국 관광객을 위한 호텔이다. 북경에는 현재 1백70여개의 호텔이 있으나 6개만 五星(Five Star)급이며 12개가 四星급이다. 사성급의 경우 일박에 보통 70달러이다. 특별한 차이점은 없으면서도 호텔, 반점, 빈관, 대하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백두산에는 백산호텔이나 천지호텔 등 몇개의 호텔이 있긴 하지만 성수기가 6월부터 9월까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가 미흡하다고 한다. 중국 관광처는 중국의 관광코스를 만리장성 관광, 실크로드 관광, 서남 소수민족 풍습관광, 눈과 얼음 관광, 뿌리찾기 관광, 수학여행, 신혼여행, 식도락 관광, 보건관광, 양자강 삼각지 보트여행, 불교성지순례 등 14개를 개발 정형화하고 중점 홍보하고 있다.

92년 중국은 약 3백만명 이상의 외래 관광객을 예상하고 있으며 그중 일본인 1백20만명, 한국인 6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수교로 인한 자유 여행이 허가되는 93년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25만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적인 유치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인 외국 여행자수는 아직까지 미비하며 주로 근거리인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마카오, 말레이시아 5개국에 가능하다. 그러나 한중간 관광교류가 활성화되어 중국내 교포나 중국의 폭 발호(사영경제로 부를 축적한 중국인들)를 유치한다면 한국 인바운드 업계의 중국 진출이 가능성도 있다.

▶중국민항의 개편과 현황
과거의 중국민항(CAAC:The Civil Aviation Administration of China)은 항공 행정당국과 항공사의 역할을 겸했었으나 89년 행정기능과 향공운송기능이 분리되어 CAAC는 전적으로 미 FAA와 운수성(DOT)의 항공부서와 같은 행정기능만 맡게 되고 운송기능은 몇개의 분리 독립된 항공사들에 이관됐다.

중국의 항공운송사업은 독립된 항공사들, 공항들, 서비스 회사들에 의해서 취급되고 있다. 중국은 과거의 CAAC가 독점적 운항체제에서 현재 22개 항공사가 경쟁적으로 운영하는 변혁을 가져왔다. 이들 항공사는 3가지로 구분되는 데 하나의 국가적인 항공사(National Carrier)로서 에어차이나, 5개의 지역항공사(Regional Carriers)및 16개의 지방항공사(Local Carriers)등이다.

가장 중요한 항공사는 88년 7월 베이징 수도공항에 기지를 두고 공식운항을 시작한 에어차이나로서 과거 CAAC사업의 많은 부분을 인수받았다. 89년 10월에는 3대의 B747-400을 주문해서 4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32개의 국제노선과 46개의 국내간선에 취항하고 있다.

현재 중국항공사들이 운항하는 국제노선이 모두 41개이며 국내노선수가 4백여개임을 볼 때 에어차이나의 국제노선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겠다. 5개의 지역항공사중 3개사는 이미 운항개시를 했고 2개사는 아직 준비중이다. 3개사는 차이나 사우스웨스트항공, 차이나 이스턴항공, 차이나노스웨스트항공이며, 2개사는 차이나노스항공, 차이나사우스항공이다.

국내 지선망은 대부분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데 전체 수송량의 5%정도 점유한다. 그중에서 중국 유나이티드항공과 Xiamen항공이 비교적 활발히 운항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민간항공체제 개편후 항공운송실적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91년의 경우 전체항공운송실적이 t/km기준 전년 대비 28.3% 증가했으며 여객수는 2천백만명으로 전년대비 32.8%증가했다. 공항시설의 확장 및 현대화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10개 공항의 확장 및 터미널 신축공사가 완료됐으며 많은 공항에 ATC 장비가 신설되었고 첸젠등에는 Category ⅠILS 장비가 추가로 설치됐다. <홍순길 항공대 항공관리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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