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에 대한 홀대가 점입가경.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내선에 이어 국제선에 이어 국제선에서도 중 단거리구간에 금연을 실시할 움직임이다. 어떤 항공사는 금년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구간에 금연을 실시한다고 예고. 한국의 애연가는 이미 김포 해외 제주를 비롯한 자국공항에서 설움을 받아온지 오래다.

공항대합실 한모퉁이에 마치 아편굴 같은 골방에서 창밖의 비흡연 여객들이 던지는 딱하다는 시선을 모른체하고 자좀심을 태워온 처지다. 그런데 금년부터는 비행기안에 그나마 몇자리 안남아 있던 흡연석을 없앤다고 한다. 요금은 예고없이도 잘 울리는 항공사가 친절하게도 일찌감치 전면금연실시를 예고해주는 걸 보면 그동안 흡연객에 대한 대접이 소홀했음을 반성하는 모양.

70년대는 양담배 흡연이 철저히 금지됐던 시점. 공공장소에서 양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요즘의 공직가회 서슬퍼런 사정철퇴보다 더 큰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비행기에 올라 이륙후 좌석벨트 사인과 금연등이 꺼지면 완전치외법권지대. 왼손에 커다란 담배통 바른손에는 은제라이터를 바쳐든 보조 사무장이 기낵를 돌며 담배를 권한다.

승객들은 승무원이 붙여주는 담배 한 대를 물고 까다로운 출국수속과 이륙할 때 요동치는 엔진굉음 때문에 전신을 잡아당기고 있던 긴장을 풀었다. 담배 한 개비로 기내는 평온을 찾고 승객의 얼굴에는 안도의 미소가 흘렀다. 80년대에는 들어서면서 흡연과 비흡연이 팽팽히 맞소기 시작횄다. 그래도 초기에는 60%의 흡연율이 점점 떨어져 80년대말에ㅐ는 40% 이하로 하락, 자리도 점점 화장실 가까운 쪽으로 쫓겨갔다.

아예 좌서 등받이에다 흡연표시로 차별대우를 받았다. 흡연석은 기내청소부에게도 가장 귀찮은 존재였다. 재떨이도 분리수거대상, 좌석 팔꿈치 앞에 있는 재떨이를 하나 하나 뽑아서 그 내용물을 쏟아 버리고 닦아서 제자리에 맞추어 넣어야 한다. 잘 털리는 것도 있지만 다른 물질과 함께 억지로 쑤셔 넣은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쓰레기통으로 착각한 경우에는 애를 먹는다.

점보기 한 대에 흡연석을 40%로 잡으면 1백 50석, 일등석과 비즈니스, 그리고 이등객실에 흩어져 있으니 한사람이 청소하기는 어렵다. 재떨이 1백 50개를 청소해도 월급은 준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주의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흡염은 공중보건의 공적 제 1호로 낙인 찍혔다. 때마침 경기가 나빠진 항공사들은 기내의 재떨이 청소가 의외로 큰 비용을 먹어치우는데 주목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웬만한 규모의 항공사라면 하루에 1천회의 출발편을 운항한다. 김포공항에도 하루에 국제선출발이 80회나 된다. 편당 재떨이 청소비를 50달러로 계산할 때 하루에 1천회면 5만달러, 한달이면 1백 50만달러, 1년이면 1천 8백 25만달러, 우리돈으로 1백 47억 8천만원. 세계의 어느 항공사가 이런 엄청난 순익을 올리고 있는지.

청소문제 말고도 항공기마다 노선마다 흡연삭을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약에서 시간과 인력낭비, 항공기내의 공기순환시스템의 교정, 화재발생 위험에 대비 등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더구나 항공기내의 공기는 밖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공기를 태워서 다시 공급하는 것이다. 자연히 일산화탄소의 농도는 짙어지고 건조해진다.

비행기안에서 흡연은 백해무익말 그대로이다. 앞으로 몇 년후면 모든 항공기의 좌석에서 재떨이가 사라지고 애연가들은 비행중 금연으로 항공사의 비용을 낮추어 주고 그 혜택을 여러 승객에게 베풀어 주는 것으로 자위해야 할 것이다. 항공사와 애연가는 담배 대신 달리 무료함을 달래 수 있는 묘책을 숙의해봐야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