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스키의 본고장인 대관령기슭의 횡계마을 사람들은 눈의 소중함을 안다. 눈이 오면 하늘에서 식량이 쏟아진다고 한다. 하늘이 내려준 눈을 최대한 활용하여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눈 자체가 큰 재산이다. 그래서 눈의 소중함을 알게된 이곳 사람들은 겨울이되면 눈이 오기를 기다리고 눈이 내리면 반가운 손님이 오듯 기뻐한다.

지난달 29일 횡계마을이 있는 용평스키리조트에서는 한국방문의 해 계절축제의 하나인 눈축제중 눈조각경연대회가 한국방문의 해 첫 번째 공식행사로 열렸다.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이 축제는 전통문화의 눈축제 한마당으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연구개발해 대관령의 새로운 위상을 만들어가면서 국내 최고의 겨울관광 쉼터를 조상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곳 주민들 역시 근래들어 고랭지 농사기술 발전보급에 다른 과잉생산과 고랭지 채소의 냉해로 인한 피해,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농가소득이 여의치 않았다. 이로 인해 소득저하를 가져왔지만 누구를 탓하지도 않고 정부에 의존하지도 않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횡계마을을 겨울철 관광지로 만들어 농한기 주민소득을 관광수입으로 대처해 나가자고 한데 뭉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 모두는 전통적인 눈행사를 발굴, 육성하는데 적극참여하고 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열리고 있는 산골마을의 이 축제는 설매, 사냥, 황병산 사냥놀이등 토속문화를 관광상품화하면서 전통행사로 보존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내국인들에게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황병산 사냥놀이는 눈속에서만 펼쳐지는 산촌의 토속문화, 바로 우리의 것이다.

이틀간 계속된 이 행사는 거리축제가 볼거리로 눈길을 끌었다. 거리마다 청사초롱과 방문의 해 엠블럼이 눈바람과 함께 펄럭이면서 '1가구 1눈사람'을 각각 다른 형상으로 만들어 내놓았는가 하면 군데군데 차려진 대관령 토산품 풍물장터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둘러볼만한 곳. 이 거리를 학생들로 구성된 동물악단의 연주, 황병산 사냥놀이 공연, 관노가면극, 사물놀이, 농악놀이패들이 축제의 절정을 이루어 나갔다.

또한 대관령의 토속품, 특산품을 이용한 부인네들의 토속식품 경연대회는 관광상품으로 먹거리를 개발해 내고 있다. 필자는 횡계마을 사람들의 이 눈꽃축제를 지켜보면서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들이 이같은 순수한 토속문화를 보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 것'을 잘지키고 우리문화를 힘써 보존하여 한국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해내야 국제관광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래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세계와 현대의 문물이 수천년에 걸친 고유한 문화와 어떻게 이름다운 조화를 이루는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날의 횡계마을 눈꽃축제는 마을사람들의 연례행사라고 치더라도 용평스키리조트에서 시작된 한국방문의해 눈조각경연대회와 함께 대돤령 기슭에서 방문의 해 팡파르가 펴졌는데도 관광을 가장 중시여기는 강원도의 도백은 물론 단 한명의 관계자도 안 나타나 볼썽사나웠다. 중앙부서인 교통부 관광국장까지 횡계마을에 들러 축제행사를 지켜보고 주민들을 격려했는데... <김병태 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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